울산 현대차ㆍ중공업 공장 피해 없어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에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과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전은 별 다른 피해 없이 정상가동했다. 그러나 지난 해 경주 지진의 공포를 떨쳐내지 못한 인근 주민들은 포항에서 다시 강진이 발생하자 밀집한 원전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였다.
고리원전본부와 새울원전본부 측은 “원자로 주변에서 상당한 진동이 느껴졌으나 이날 진도는 기준치 이하이어서 정지 없이 정상가동했으며, 긴급 이상유무를 파악한 결과 정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일대에는 고리 2호기와 신고리 2, 3호기 등 원전 3기가 가동중이다. 그러나 원전주변인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 주민들은 집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는 등 지진 여파에 원전피해를 우려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주민 박모(56ㆍ울산 울주군 서생면)씨는 집 천정과 가구가 20여 초 동안 크게 흔들리고 벽에 걸어 놓은 물건이 떨어져 집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신고리 원전 쪽도 상당한 진동이 느
껴져 불안감이 엄습했다”고 말했다. 이창호(54ㆍ부산 기장군 길천마을)씨는 “장안읍에 있는데 건물이 굉장히 크게 흔들려 바깥으로 뛰쳐나왔다”며 “마을회관에는 지진에 놀란 주민들이 모여 걱정 어린 눈으로 인근 고리원전 원자로쪽을 바라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과 울산, 경남소방본부에는 지진관련 문의가 수백 통씩 쇄도했다.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부산 연제구의 한 건물 15층에서 근무하는 40대 여성이 놀라서 실신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되기도 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대형사업장도 지진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공장을 정상 가동했다.
한편 신고리 5, 6호기 건설반대투쟁을 이어온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포항지진으로 잠재된 원전안전이 다시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16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원전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숙의민주주의라는 미명아래 건설을 재개한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건설중단 등을 다시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과 관련해 “전국 24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국내 원전 24기 가운데 안전 점검을 위해 계획 예방 정비 중인 고리 3ㆍ4호기, 신고리 1호기, 한빛 4ㆍ6호기, 월성 1ㆍ3호기, 신월성 2호기 등 8기를 제외한 16기가 가동중이다.
현재 운영중인 국내 원전 24기 중 23기는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고, 신고리 3호기는 규모 7.0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다.
이날 포항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29분 이후부터 고속화철도(KTX) 신경주역~동대구역 구간은 지진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시속 170㎞ 이하, 일반철도 김천역~부산역 구간은 시속 30㎞로 감속 운행했다. 이 여파로 전국 각 역에서 열차 운행이 지연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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