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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골키퍼 경쟁 불 붙었다... 넘버3 조현우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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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골키퍼 경쟁 불 붙었다... 넘버3 조현우의 재발견

입력
2017.11.15 16:1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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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김승규 부상으로 출전해

세르비아 평가전서 깊은 인상

월드컵 앞둔 대표팀에 청신호

K리그 팬들에게는 유명했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했던 골키퍼 조현우. 그는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팬들에게는 유명했지만 일반인에게는 생소했던 골키퍼 조현우. 그는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통해 ‘전국구 스타’로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낭중지추(囊中之錐ㆍ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남의 눈에 띔을 비유하는 말).

조현우(26ㆍ대구)가 주머니를 뚫고 솟아올랐다.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골키퍼 조현우였다. 말 그대로 ‘깜짝 선발’이었다. 국가대표 골키퍼는 보통 3명인데 김승규(27ㆍ빗셀 고베)가 주전이고 그 다음이 김진현(30ㆍ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는 ‘넘버3’다. 김승규가 지난 10일 콜롬비아전에서 부상을 당해 김진현의 출전이 예상됐지만 의외로 조현우가 낙점 받았다. 세르비아전이 그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신태용(48) 국가대표 감독은 “조현우의 기용은 나에게도 모험이었다”면서도 “뛰어난 실력은 진작 알고 있었다. 이번 아니면 시험해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조현우는 기대에 부응했다. 1골을 내줬지만 90분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상대 아뎀 랴이치(26ㆍ토리노)가 날린 골과 다름없던 프리킥 슈팅을 비호처럼 몸을 날려 막아내 엄청난 박수를 받았다.

세르비아전에서 엄청난 선방을 보이는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제공
세르비아전에서 엄청난 선방을 보이는 조현우. 대한축구협회 제공

일반인은 생소하지만 조현우는 K리그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다. 그는 2015년과 2016년 K리그 챌린지(2부) 2년 연속 베스트11 골키퍼였고 올 시즌 클래식(1부)에서도 34경기 중 9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이 부문 2위다. 대구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하위권 팀이라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기 막힌 선방 솜씨, 호리호리한 체격, 순한 외모가 스페인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닮아 별명이 ‘대구 데 헤아’인데 이번 평가전을 통해 ‘전국구 데 헤아’로 격상하며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조현우는 청소년 시절 동갑내기 노동건(포항)의 그늘에 늘 가려 있었다. 20세 이하, 올림픽대표에 몇 차례 뽑혔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퍼졌다. 선문대 감독 시절 조현우를 가르쳤던 조긍연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순발력, 유연성을 모두 갖췄다. 양 발을 다 잘 써 필드 플레이어들과 패스 게임을 해도 안 뒤진다”고 칭찬했다. 현대 축구에서 골키퍼는 공격의 시작점 역할도 해야 하는데 조현우가 여기에 강점이 있다. 체형이 마른 편이라 약해 보이는 것에 대해 조 위원장은 “살이 안 찌는 체질일 뿐 속은 단단하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한 번은 내가 김병지(47)에게 ‘자네라면 대표팀 골문을 누구에게 맡기겠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조현우’라고 답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조 위원장과 김병지 모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다.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조현우. 프로축구연맹 제공
팬들에게 사인해 주는 조현우.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현태 전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는 “국가대표 골키퍼는 경쟁 체제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가 주전일지 모를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실력이 정체되지 않고 둘 다 향상된다는 의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운재(44ㆍ수원 골키퍼 코치)와 김병지가 그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이운재를 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정성룡(32ㆍ가와사키 프론탈레)이 일취월장해 주전을 빼앗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현우의 ‘발견’은 대표팀에 반가운 청신호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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