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원으로 강남구 최고 개인 체납자 올라
강남구 “해외 거주 중이라 징수 어려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서울 강남구에서 지방세를 가장 많이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회장은 해마다 ‘체납왕’ 명단에 오르지만 10년째 해외 도피 중이라 강제 징수가 사실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강남구는 15일 1,000만원 이상 체납한 고액ㆍ상습체납자 541명의 명단을 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체납자들은 개인 307명과 법인 234명으로, 이들이 밀린 세금만 총 314억원이다.
지방세 42억3,000만원을 안 낸 정 전 회장이 개인 최고 체납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법인 최고 체납자는 22억원을 밀린 케이팝호텔이었다.
정 전 회장은 대표적인 장기 고액 체납자다. 지방세, 증여세 등 2,200억원 상당의 세금을 안 내 2004년 이후 계속 고액 체납자 명단 맨 꼭대기를 지키고 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정 전 회장이 세무공무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정 전 회장은 1997년부터 지방세가 밀려 있지만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이라 소재 파악조차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남구는 명단 공개 이전 가택수색과 같은 강력한 징수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고액의 지방세를 체납하고도 외국을 수시로 드나들며 호화생활을 하는 체납자 9명을 출국금지하고, 500만원 이상 체납한 285명에 대해서는 신용정보기관에 공공기록정보를 제공해 압박했다. 강남구는 또 고액ㆍ상습 체납자 중 지방소득세 특별징수분을 상습 체납한 1,624명을 고발한 상태다.
송필석 강남구 세무관리과장은 “건전한 납세의식 조성과 성실한 납세자와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조치로 앞으로도 강력한 체납 징수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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