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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회담 때 인도ㆍ태평양 안보 구상 처음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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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회담 때 인도ㆍ태평양 안보 구상 처음 들어”

입력
2017.11.14 22:5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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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설명 들어보고자 입장 표명 유보한 것”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 마련된 순방기자단 기자실을 방문해 동남아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닐라(필리핀)=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 마련된 순방기자단 기자실을 방문해 동남아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닐라(필리핀)=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마친 뒤 동행기자단의 기자실이 마련된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을 찾았다.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인 동포간담회 참석에 앞서 30분간 기자단을 격려하고 순방 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의 방문은 기자실 도착 15분 전에 알려진 그야말로 깜짝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을 4강 못지않게 대접하겠다’는 내용의 ‘신남방정책’을 잠시 설명한 뒤 이번 순방의 성과로 한중관계의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아세안 국가를 포함한 동아시아 모든 나라들로부터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 대해서 거의 완벽하게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인사말을 마친 문 대통령은 “국내 문제 말고 순방과 관련한 외교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겠다”면서 웃으면서 질의응답을 유도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인도ㆍ태평양 안보체제 동참’ 문제가 첫 질의로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인도ㆍ태평양 협력의 어떤 축으로 말했기 때문에 그 취지를 처음 듣는 우리로서는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우리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좀더 자세한 설명을 앞으로 듣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이 합의를 본 부분은 합의를 했다고 명시돼 있고, 어느 한 쪽이 의견을 표명하거나 강조한 부분은 그렇게 표현돼 있는데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것으로 문서에 표현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자유ㆍ민주주의ㆍ인권ㆍ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한미동맹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하였다’고만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지,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도 인도ㆍ태평양의 경제 또는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면 다른 의견이 있을 수가 없는데…”라면서 아쉬움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의 실현을 위한 협력 강화’에 합의하긴 했지만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은 이슈를 불쑥 제기한 데 대한 불편함을 에둘러 표시한 것이다. 남ㆍ동중국해 지역의 중국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인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아베 총리가 주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호응하고 있기 때문에 한중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섣불리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문 대통령은 사드 ‘임시’ 배치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적인 표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아니라 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법의 절차가 기지를 만들려면 환경영향을 받게 돼 있고,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서 임시 배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의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서도 “비관도 낙관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전례로 보면 북한은 늘 마지막 순간에 그런 결정을 하고 표명한다”며 “실제 참가할지 여부는 좀더 대회에 임박해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마닐라(필리핀)=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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