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초안 작성… 150여개국 참여
김연아 " 북한 선수 참가하길” 호소 연설
유엔이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휴전(休戰)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은 13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 총회에서 ‘올림픽의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란 명칭의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표결 없는 컨센서스(이견 없음)로 채택했다. 결의는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 및 제12회 동계패럴림픽대회가 각 2018년 2월 9~25일, 3월 9~18일 대한민국 평창에서 개최되는 것을 주목한다”며 “회원국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동계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유엔 헌장 틀 내에서 적대 행위 중단을 개별 또는 집단적으로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전세계 인사들의 안전 보장을 주문하는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개발, 관용과 이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결의 초안은 주 제안국인 우리 정부 주도로 작성됐으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포함한 150여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이번 휴전 결의안은 사실상 북한 측에 올림픽 기간 도발 행위 자제를 요청하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으나 북한 대표단이 결의 과정에 불참해 주목된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북측 실무진은 총회장 외부에서 대기 후 이 결의안 채택이 끝난 뒤에야 입장해 다음 안건 토론에 나섰다. 컨센서스를 통한 결의안 채택에 참석할 경우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아도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데, 북한 측은 이 과정에서 발을 빼 사실상 결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날 “결의안 컨센서스는 한국과 북한을 모두 포함했다”고 발표한 것과 다른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 여왕’ 김연아(27)의 깜짝 연설도 이뤄졌다. 결의안 채택 전 연단에 오른 김연아는 “평창올림픽 대표단은 남북한 사이 얼어붙은 국경을 뛰어넘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밝힌 다음, 북한 선수가 피겨 페어 종목에서 출전권을 확보한 것을 거론하며 “선수 시절 만나보지 못했던 북한 선수들이 꼭 (평창올림픽) 경기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뉴욕=신용일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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