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ㆍ제재 포기할 뜻 없어
15일 트럼프 ‘중대 성명’이 변수
‘60일 도발 중단→대화’ 언급한
조셉윤 방한… 한미 6자대표 회동
두 달째 북한이 군사 도발을 멈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극적 언사를 자제하면서 대화가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4일 방한,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를 마지막으로 14일까지 꼭 60일 째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방한 중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지옥”이라 표현하며 김 위원장을 자극했는데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반응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 이전까지 한 달에 두 번 꼴로 미사일을 쏴댔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도 정세 악화를 바라지 않는 눈치다.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과 달리 신중하게 처신했고 그 와중에 렉스 틸러슨 대통령이 2~3개의 대북 소통 채널을 가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60일 간의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이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조셉 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양측 다 아직 대화에 나설 채비가 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도발 중단이 핵 고도화 중단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정세를 관망하는 중일 뿐 비핵화 대화에 나올 만큼 북한이 아직 다급한 처지는 아니고 최근 집중되는 정권의 국산화ㆍ증산 독려가 제재를 무릅쓰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라는 설명이다.
국면 전환의 분수령은 15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성명 발표다. 일부 언론 관측대로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 궁지에 몰아넣을 경우 북한이 반발할 게 뻔하지만 예상을 깨고 대화를 바란다는 유화 메시지를 보낼 경우 국면 전환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조셉 윤 대표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17일 제주도에서 회동을 갖는 한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 도발 중단의 의미를 평가하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유도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도발 중단과 핵 동결을 수용할 경우 국제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명분ㆍ실리를 한국과 중국이 12월 정상회담 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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