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 전환작업 마무리
중공업은 강환구 사장 단독 체제
“경영진 세대교체 통해 위기 돌파”
권오갑(66)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였던 권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현대중공업은 강환구(62)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5)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로 내정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사장단 인사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작업 마무리와 세대교체다. 조선업황 악화로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악인 3조2,4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2014년 사장으로 취임했던 권 부회장은 4년간 비상경영체제를 이끌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여왔다. 권 부회장은 회사 분사 후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로보틱스의 대표이사로 내정돼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로보틱스의 사명을 현대중공업지주로 바꿀 예정이다.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40여 년간 근무한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 최길선(71) 회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돼 현업에서 은퇴하게 됐다. 최 회장은 현대중공업 사장이던 2009년 퇴임했다가 회사가 위기에 빠진 2014년 회장으로 복귀해 조선ㆍ해양 부문의 정상화 작업을 이끌었다.
오너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의 약진도 눈에 띈다. 선박 사후관리 서비스를 하는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를 맡아 안광헌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기존에 맡았던 현대중공업그룹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직은 유지한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주영걸 대표,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대표는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는 현대건설기계 강철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고, 현대E&T 새 대표에는 심왕보 전무, 현대중공업모스 새 대표에는 정명림 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현대힘스 대표에는 현대중공업 오세광 상무가 내정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과 독립경영 체제 확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