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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前팀장 "원세훈, 문성근 합성사진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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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前팀장 "원세훈, 문성근 합성사진 지시"

입력
2017.11.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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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부적절한 지시 거부 못해"…12월14일 선고

국가정보원이 좌파로 분류한 문성근, 김여진 두 배우의 이미지 실추를 위해 합성해 제작 유포한 사진. 포털사이트 인터넷카페 게시 사진 캡처
국가정보원이 좌파로 분류한 문성근, 김여진 두 배우의 이미지 실추를 위해 합성해 제작 유포한 사진. 포털사이트 인터넷카페 게시 사진 캡처

배우 문성근ㆍ김여진씨가 불륜 관계라는 합성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정보원 전직 팀장이 법정에서 불륜은 없었으며 당시 국정원장 등 상급자의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성보기) 심리로 14일 열린 재판에서 유모 전 국정원 팀장은 "합성사진은 문씨와 김씨가 정말로 불륜이라는 걸 드러내기 위한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불륜은 없었다"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을 비난하기 위해 이들에게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윗선에서)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상급자 4명의 지시였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상사의 부적절한 지시를 적극 거부하거나 차단하지 못했다"며 "이를 실행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30년 공직 생활이 하루만에 무너져 정말 참담한 마음"이라며 "기회를 준다면 30년 동안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충성했지만 앞으로는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울먹였다.

유 전 팀장 측 변호인도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검찰 수사에 협조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당시 윗선의 지시에 따른 불가피성이 있었다는 걸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유 전 팀장에 대해 12월14일 오전 10시 선고하기로 했다.

다만 검찰은 현재 유 전 팀장에 대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이날 구형량을 공개하는 대신 재판부에 서면으로 제출했고, 선고기일 연기 요청도 추가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 전 팀장은 국정원 제2기획관 산하 안보사업1팀장으로 근무할 당시인 2011년 5월 문씨와 김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하고 있는 것처럼 조작된 합성사진을 제작한 후 보수성향 인터넷 카페에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다.

검찰은 문씨가 2010년 8월부터 2012년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한 야당 통합정치운동을 하자 유 전 팀장이 문씨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정치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합성사진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정원은 김씨도 좌편향 여배우로 분류해 관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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