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단 중 한명 과거 제작자 측 작품 비판한 적 있어
조지 오웰의 반(反) 유토피아 소설 ‘1984’ 재조명에 힘입어 지난 5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연극‘1984’는 10월까지 관객 총 11만 2,232명, 입장수입 69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연극 ‘1984’가 올해 브로드웨이가 수여하는 최고 연극상 토니상 전 부문에서 후보 자격이 박탈되면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스콧 루딘이 주(主) 제작자로 참여한 ‘1984’가 토니상 전 부분에서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고 밝혔다. 연극 ‘1984’ 제작사 측에서 심사위원 49명 중 한 명인 기자 호세 안토니아 바르가스의 공연 관람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토니상 심사위원단은 “토니상 후보 자격 조건에 따르면, 제작사 측에서는 심사위원 전원을 초대해야 한다”며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으므로 ‘1984’는 후보에 올릴 수 없다”고 밝혔다.
바르가스의 연극 관람 거부에 대해 루딘 측은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또 한 명의 ‘1984’ 제작자인 소니아 프리드먼은 “후보에서 제명된 것에 실망스럽다는 이야기 외엔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이유가 뚜렷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아예 추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루딘과 바르가스 사이에는 구원(舊怨)이 있기 때문이다. 바르가스는 이전에 루딘이 제작에 참여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2010)’에 대해 “복잡한 이야기를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영화”라며 신랄한 비판을 퍼부은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바르가스의 ‘1984’ 관람 불허가 당시 일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성 보도를 하고 있다. 스콧 루딘 측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고 단정했다. 올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인파를 놓고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안적 사실(alternative inform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조지 오웰의 ‘1984’다시 읽기 열풍이 시작됐다. 트럼프 출범 이후 정부가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진실을 왜곡을 꾀하려는 듯한 모습이 소설‘1984’의 전체주의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박혜인 인턴기자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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