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많은 사람 나온거 보니
이제야 ATP투어 우승이 실감”
한국선수로는 14년 10개월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정현(21ㆍ랭킹54위)이 “올해 내 점수는 80점 정도 줄 수 있다”고 자평 했다. 정현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내년에 부상 없이 올해와 비슷한 성적을 내면 100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끝난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스 대회 정상에 오른 정현은 귀국 직후 스탠딩 인터뷰를 통해 “오늘처럼 많은 분들이 공항까지 나와 맞이해준 것은 (2013년)주니어 윔블던 준우승하고 처음이다. 이제 투어에서 우승한 것이 실감이 난다”며 웃어 보였다. 정현은 이 대회와 관련해 “21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대회였지만 투어 타이틀을 보유한 선수도 있었다”며 “경쟁력 있는 이들과 일주일 내내 경기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했고 대회 기간 내내 즐거웠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톱 랭커들을 이기면 항상 기쁘지만 5월 BMW 오픈에서 톱 시드였던 가엘 몽피스(프랑스)를 물리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정현은 당시 8강에서 당시 15위였던 몽피스를 물리치고 생애 최초로 투어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최고의 마무리를 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정현은 “모든 면이 부족하다”며 “서브도 더 예리해져야 하고 정신력이나 체력도 마찬가지”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메이저 대회 우승과 같은 큰 그림은 아직 이르지만 조금씩 그려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현은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2018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어제 시즌을 마쳐 아직 다음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당분간 테니스 생각은 줄이면서 여유를 갖고 즐기겠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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