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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남아 구애작전

입력
2017.11.13 16:4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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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ㆍ리커창 서열 1, 2위 방문

美대신 아ㆍ태 영향력 강화 총력

차이나머니로 전방위 경제 협력

베트남을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대통령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AP 연합뉴스
베트남을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대통령궁에서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AP 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고 자평한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국제무대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미국을 대신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부터 베트남과 라오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제20차 중국ㆍ아세안(ASEANㆍ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제20차 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 정상회의, 제12차 동아시아 정상회의 등에 잇따라 참석하기 위해 12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중국의 권력 서열 1,2위 지도자가 동시에 베이징(北京)을 비우는 것도 흔치 않은 상황에서 일제히 동남아 순방에 나선 건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달 제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2기 체제가 출범한 뒤 동남아를 첫 순방지로 택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지금껏 미국 의존도가 컸던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향력 확대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실제 시 주석이 집권 2기의 첫 국빈 방문국으로 선택한 베트남은 공산당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공통점이 있지만 지난해부터 미국과 부쩍 가까워진 상태이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아세안 내 베트남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중국으로서는 시 주석이 내세운 신형 국제관계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포섭해야 할 대상이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증진키로 하고 남중국해 공동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해양 협력도 추진키로 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 기회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양랑일권(兩廊一圈ㆍ중국~베트남 철도 건설)을 추진키로 하는 등 ‘차이나 머니’를 앞세운 경제ㆍ투자ㆍ인프라ㆍ금융분야 등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리 총리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동남아 국가 지도자들과의 연쇄회동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맹방이자 남중국해 분쟁의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도 지난해부터 중국과 부쩍 가까워진 필리핀에겐 대규모 경제협력ㆍ투자 선물보따리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 9월엔 동남아 국가 중 가장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싱가포르가 차기 아세안 의장국이 되는 걸 감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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