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사진=넥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과 한화의 입장이 묘하게 달라졌다. 넥센이 외인을 두고 과감한 투자를 한 반면, 한화는 '저비용 고효율'을 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넥센이 거액을 들여 영입한 외인은 한화에서 뛰었던 로저스(32)다. 로저스를 웃게 하는 팀은 어디가 될까.
넥센은 지난달 말 외국인 투수 로저스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로저스는 2015년 시즌 중 대체 선수로 한화에 합류해 10경기에 나와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3차례 완봉을 포함해 4차례 완투를 펼치면서 리그를 뒤흔든 로저스와 한화는 재계약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이 문제가 됐다. 로저스는 시즌도 다 치르지 못한 채 6경기 2승3패 평균자책검 4.30만 기록하다 한화와 이별했다.
로저스가 다시 돌아왔다. 넥센은 로저스와 구단 역대 외인 최고액인 150만불에 도장을 찍었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그간 외인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일이 드물었다. 종전 외국인 선수 최고액은 2017시즌을 앞두고 데려온 오설리반의 110만불이었다. '의외의' 통 큰 투자에 모두가 놀랐다. 넥센은 "강력한 1선발이 필요했기 때문에 로저스와 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몸상태에도 자신이 있었다. 넥센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거친 뒤 2017년 7월 메이저리그 워싱턴 산하 트리플 A팀인 시라큐스 치프스에서 7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야구를 경험했다는 것도 넥센이 본 플러스 요인이다. 넥센 관계자는 "로저스가 이미 한국 야구를 경험한 만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느낀 게 있을 것이다. 로저스가 더그아웃에 활역을 불어 넣는 역할을 맡아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아온 로저스가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아직 물음표다. '예상 외의' 큰 베팅을 한 넥센을 웃게 하기 위해선 에이스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야 한다. 넥센은 2012년부터 마운드를 지켜온 에이스 밴헤켄(37)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로저스가 밴헤켄 이상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반면 2016년 로저스와 재계약 당시 외인 최고액인 190만 달러를 안기고도 쓰라린 실패를 맛 봤던 한화는 새 시즌을 앞두고 '노선'을 변경했다. 외인에 대한 아낌 없는 투자는 한화에 익숙한 일이었다. 로저스가 그랬고,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180만 달러, 150만 달러를 들여 영입한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이상 34)가 그랬다. 하지만 '외인 투수 잔혹사'라고 불릴 만큼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나란히 부상으로 1군과 2군을 오갔다. 오간도는 19경기 10승5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고, 비야누에바는 20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 4.18에 그쳤다. '몸값'에 비해서 아쉬운 성적이었다.
몇 차례 실패 끝에 한화는 '변화'를 택했다. 한화는 지난 12일 우완 키버스 샘슨(26)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건강하고 젊은 선발투수라는 외인 투수 영입 기준을 구축했다"며 "샘슨의 영입으로 팀에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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