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이승훈./사진=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향한 태극 전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통의 메달 텃밭인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장거리 간판 이승훈(29)이 순항하며 청신호를 켠 반면 중국으로 간 쇼트트랙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평창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리는 2017~18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중국 상하이)에 참가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12일 남녀 1,0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날 남자 1,000m 결승에서는 베테랑 곽윤기(28)가 실격 당한 가운데 여자 1,000m도 유일하게 결승에 오른 겁 없는 신예 이유빈(16)이 4위에 그쳤다. 곽윤기는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바깥쪽으로 빠르게 치고 나와 선두권으로 진입하려고 했지만 2위 자리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샤오앙 류(중국)와 부딪히면서 넘어졌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결과 곽윤기가 무리하게 끼어들었다며 실격처분을 내렸다. 여자 1,000m는 준결승에서 믿었던 심석희(20)가 실격한 끝에 메달을 걸지 못했다.
이어진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심석희ㆍ김예진(18)ㆍ이유빈ㆍ최민정(19) 조가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중국(4분 05초 824)과 대접전을 벌여 4분 05초 792의 성적으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5,000m 계주에서는 6분 29초 052의 세계 기록을 세운 미국에 뒤진 은메달(6분 29초 076)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전날 심석희와 황대헌(18)이 각각 여자 1,500m와 남자 1,500m에서 얻은 동반 금메달을 더해 이번 대회를 ‘금 3ㆍ은 4’ 등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11일 서이라(25)는 남자 500m 결승에서 은메달, 여자 1,500m의 절대강자 최민정(19)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반면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승훈과 아이들이 평창 전망을 한껏 밝혔다. 이승훈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링크에서 끝난 2017-18시즌 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매스 스타트에서 7분 36초 42의 기록으로 16명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 남자 팀 추월에서 김민석(18)-정재원(16)과 함께 우승한 데 이은 대회 2관왕이다.
초반 체력 안배를 하는 레이스를 전개한 이승훈은 결승선을 앞에 두고 마지막 곡선주로에서 조이 맨티아(미국)를 제치고 여유롭게 1위로 들어왔다. 함께 출전한 대표팀 막내 정재원은 3위로 들어와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이승훈은 ISU와 공식 인터뷰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쇼트트랙이 있다"며 "매스 스타트에서도 쇼트트랙 기술을 많이 사용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던 세계기록 보유자 이상화(28)의 부활도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에게는 호재다. 이상화는 12일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고다이라 나오(31)와 마지막 10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아웃코스에서 인코스의 고다이라를 상대한 이상화는 37초 53로 2위를 기록했다. 고다이라는 37초 33이었다.
앞서 1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는 37초 60으로 지난해부터 라이벌로 떠오른 고다이라(37초 29)에 뒤졌다. 다만 이상화는 전날보다 기록을 0.07초 줄이며 갈수록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2018 평창 올림픽 출전권은 이번 월드컵 1~4차 대회 합산 성적으로 결정돼 선수들에게는 매 대회가 중요하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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