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하루 매출 28조원
모바일 구매비율 90% 이상
물품 배송엔 드론까지 활용
해외 브랜드 6만여 개 참여
한국 브랜드는 판매 5위
세계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의 하루 매출이 28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9%나 늘어난 것으로 광군제는 11일 예상을 뛰어넘는 각종 쇼핑 신기록을 쏟아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경제의 위력을 과시했다.
12일 알리바바에 따르면 광군제 행사가 진행된 11일 하루 동안 매출액이 1,682억위안(약 2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1초에 약 3억2,800만원씩 팔아 치운 셈이다. 지난해 매출액인 1,207억위안은 시작 13시간 만인 오후 1시 9분에 넘어섰다.
광군제 매출은 행사 개시 11초 만에 1억위안(168억원)을 돌파했고, 28초 만에 10억위안, 3분 1초 만에 100억위안을 넘어선데 이어 정확히 9시간 만에 1,000억위안(16조8,23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해의 돌파시간을 절반 정도 단축한 기록이다.
광군제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중국 모바일 경제의 급성장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광군제 매출은 90%가 모바일에서 이뤄졌다. 모바일 상품 구매비율은 2013년 14.8%에서 2014년 42.6%, 2015년 68.7%, 2016년 82.0%로 꾸준히 높아지다 이번에 90%대에 올라섰다.
대부분 온라인 쇼핑이다 보니 택배 배송이 필수다. 알리바바 측은 올해 300만명 이상의 택배기사가 10억건 이상의 물품을 배송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군제 전야제 행사에선 드론으로 외딴 섬 주민에게 물품을 배송하는 모습이 소개되는 등 막대한 거래량을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들이 동원됐다. 알리바바의 물류 계열사 차이냐오는 물류창고에서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일을 사람 대신 자율주행 로봇이 하는 자동화한 창고를 이번 광군제를 위해 상하이 등 여러 곳에 설치했다.
쇼핑 글로벌화 전략을 통해 광군제를 중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쇼핑축제로 만든 것도 매출 급증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 행사에는 6만 개 이상의 해외브랜드들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1만1,000여개 보다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소비자들은 225개 국가에서 참여했고, 초당 25만6,000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단 하루 만에 1,682억위안의 거래액을 기록한 것은 단순한 판매 수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는 양질의 소비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열망과 온ㆍ오프라인 소매가 밀접하게 통합된 신 유통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 유통업체와 브랜드들도 대거 참여해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 총 거래액 기준 판매 상위 국가에 한국은 일본 미국 호주 독일에 이어 5번째에 올랐다. 지난해 3위에선 밀린 것이지만 한중 사드갈등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현실에선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이랜드가 3년 연속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 하루 동안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T몰에서 4억5,600만위안(7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39% 늘어난 실적이다.
11번가는 11일 하루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37% 증가한 64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G마켓 글로벌샵도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보다 106% 신장했으며, 특히 기저귀 분유 유아식 부문은 270%가량 크게 뛰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역직구 사이트인 ‘글로벌H몰’은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대비 96% 신장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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