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대표팀 감독(오른쪽)/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이거라도 있으니 다행이지.”
오는 16일 개막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을 앞둔 야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경기 전 선동열(54) 대표팀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타격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전국에는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APBC는 한국, 대만, 일본의 만 23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이내 유망주들이 실력을 겨룬다. 개최국 일본은 대회 장소를 도쿄의 도쿄돔으로 정해 한국과 대만을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선 감독은 취재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도쿄돔이 생긴 게 고척돔이랑 똑같다. 특히 천장이 똑같다”며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그물처럼 촘촘하게 짜인 반구 모양의 지붕이 그라운드를 덮고 있다. 2015년 11월 개장해 2주년을 맞은 고척 스카이돔은 프로야구 넥센이 홈으로 쓰고 있다. 개장 초기, 천장 색깔이 야구공과 비슷한 미색을 띄어 경기 중 공이 뜨면 보이지 않는다는 논란도 있었다. 선 감독은 “도쿄돔도 처음에는 천장이 하얘서 공이 뜨면 다들 안 보인다고 했다. 지금은 오래 돼 검어지는 바람에 그런 게 없어졌다”고 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사진=OSEN
대표팀의 또 다른 무기는 도쿄돔을 경험한 지일파 코칭스태프다. 대표팀은 이종범(47), 유지현(46), 정민철(45), 진갑용(43), 김재현(42), 이강철(51) 코치를 선임했다. 외야 및 주루코치를 맡은 이종범 코치는 일본 주니치(1998년~2001년 6월)에서 3년 반 동안 뛰었고, 정민철 투수코치는 요미우리에서 2년(2000~2001년), 김재현 코치와 진갑용 코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유지현 코치는 1995년과 1999년 당시 ‘국보급’ 투수 선 감독,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와 함께 친선으로 치러진 ‘한일 슈퍼게임’에서 국가대표로 도쿄돔을 밟았다.
특히 1985년 해태(KIA 전신)에서 데뷔한 선 감독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세 시즌 동안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뛰며 일본 프로 구장들을 다녔다. 주니치 투수 시절 홈팀 요미우리와 원정 경기 때 직접 느낀 점들이 도쿄돔 경험이 없는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선 감독은 “도쿄돔 원정팀 불펜은 공간이 매우 작다. 홈 불펜은 길이 3~4m 정도로 넓은데, 거기(원정 불펜)는 두 사람 서면 꽉 찰 정도”라며 “투수 코치에게 따로 지도하라고 얘기 해뒀다”고 했다. 그는 이어 “거기서 던지다가 마운드에 서면 18.44m(타석까지 거리)가 30m는 돼 보인다. 작은 공간에 갇혀 던지다가 딱 나가 서면 엄청 멀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경험을 안 해보면 처음에 굉장히 부담이 된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종범 대표팀 코치(오른쪽)/사진=OSEN
야수들은 종류가 다른 인조잔디에 대비해야 한다. 이종범 코치는 “도쿄돔 인조잔디의 특수성”을 짚었다. “타구가 인조 잔디에 튕기면 반듯이 오는 게 별로 없다. 마치 공이 파도 치듯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인조잔디 종류가 (고척돔과) 달라 번트 속도와 타구 방향이 예상과 다르게 나온다”고 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역시 한일전이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코칭스태프는 젊은 선수들에게 노하우 전수를 아낌 없이 전해주고 있다. 선 감독은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활기가 있고 의욕이 너무 좋아 흐뭇하다”며 “성적까지 따라주면 정말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대표팀은 13일 마무리 훈련을 끝으로 14일 김포공항을 통해 도쿄로 출국한다. 15일 공식 연습을 갖고 16일 개막전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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