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3척 등장은 도끼만행 이후 처음
한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 본격화
軍 “강력한 힘과 의지 北에 보여줄 것”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12일 동해상의 한국 작전구역(KTO)에 진입해 우리 해군 함정과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최강의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미 항모 3척이 동시에 한반도 해상에 등장한 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처음이다.
군 당국은 “로널드 레이건(CVN 76), 시어도어 루스벨트(CVN 71), 니미츠(CVN 68) 등 미 항모 3척과 항모강습단이 당초 13일 KTO에 진입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며 “항모 호송작전과 대공방어 사격, 해상감시, 해상보급, 전투기 이ㆍ착함 등 한미 연합훈련을 고강도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KTO는 한미 연합사령관이 원활한 군사작전을 위해 한반도 주변해상에 선포하는 구역이다. 동해의 경우 대략 해안선에서 200마일까지가 해당된다. 평소에는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유사시 한미 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함정이나 민간 선박의 진입이 통제된다.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 미 해군은 항모 3척 외에 이지스함 11척, 우리 해군은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 구축함 2척을 포함한 7척을 투입했다.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이 지난달 28일 안보협의회(SCM)에 이어 이달 7일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일 목적으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를 확대 강화하기로 한 이후 시행한 첫 군사조치다. 항모 1척에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해상작전헬기 등 항공기 70여 대가 탑재돼 있어 항모 3척에 실린 항공기는 200여대에 이른다. 여기에 미사일 순양함 3척과 최소 3척 이상의 핵 추진 잠수함이 항모강습단을 호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집결 전력으로는 역대 최대규모인 3개 항모강습단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우리의 1년 국방비 40조원을 뛰어 넘는 45조원으로 추산된다.
합참은 “3개 항모강습단과 우리 해군이 동해에서 동시에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강력한 힘과 의지를 북한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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