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법상 처벌 대상 아냐”
미국령 괌에서 자녀를 마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에 방치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벌금형을 선고 받은 판사가 우리 법원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수원지법은 설모(35ㆍ여) 판사에게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물어 이같이 조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설 판사는 변호사 남편(38) 등 가족과 함께 괌으로 휴가를 갔다가 지난달 3일 오후 K마트 주차장에 주차한 미쓰비시 랜서 차량 뒷좌석에 6살 아들과 1살 딸을 남겨두고 쇼핑을 해 현지 경찰에 아동학대 등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성인의 감독 없이 차량에 방치할 경우 현행범으로 검거될 수 있다.
설 판사 부부는 경범죄인 차량 내 아동방치 혐의로 각각 5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뒤 벌금을 내고 풀려났다. 괌 검찰은 아동학대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 공소를 취하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법원은 설 판사로부터 소명자료를 받아 징계 여부를 고심해왔다. 법관징계법은 법관이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 1개월∼1년간 정직ㆍ보수지급 정지, 1개월∼1년간 보수 3분의 1 이하 감봉, 견책 등의 징계를 할 수 있으나 법원은 구두경고를 선택했다.
법원 관계자는 “설 판사의 행위가 국내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고 아동학대 혐의는 공소가 취하됐으며, 아이들이 남겨진 시간도 애초 알려진 45분이 아닌 20분 안쪽인 것으로 확인된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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