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죄질 중하고, 반성하는지 의심스러워”
동거녀가 헤어지자고 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 받았다.
청주지법 형사 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6일 오전 2시쯤 청주시 흥덕구 한 주택에서 잠들어 있던 동거녀 B(21)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죽자 2시간쯤 후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교회 베란다에 시신을 버렸다. B씨의 시신은 버려진 지 3일 만에 교호에서 놀던 어린이들이 발견했다. 당시 B씨는 바지와 외투, 신발 등을 모두 입은 채 반원형의 베란다 구조물 안에 웅크려 있었다.
경찰은 A씨를 B씨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를 추적해 청주 한 상점에서 검거했다. A씨는 B씨와 사건 5개월여 전 만나 알게 된 뒤 두 달쯤 전부터 동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여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해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등 심신미약을 주장하는데 모든 증거에 비춰보면 범행을 유죄로 판단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죄질이 중하고,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점을 고려하면 선처가 불가하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