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절인물 처리 위해 고안
생산된 소금 도로 제설 등에 사용
체험 관광시설까지 1석 3조
괴산에는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鹽田)이 있다. 바다가 없는 충북에서도 산골 중의 산골로 꼽히는 고장에 왜 염전이 생겼을까. 사연은 절임배추에서 시작된다.
절임배추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반색했던 괴산군은 얼마 안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폐 소금물이 문제였다. 배추를 절이고 남은 소금물은 염도가 평균 13%에 달해 그대로 흘러 보내면 수질과 토양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실제 일부 농가에서는 폐 소금물을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해 골치를 썩였다.
친환경적인 처리 방안을 고심하던 괴산군은 폐 소금물을 한 데 모아 소금을 만드는 안을 짜냈다. 2009년 11월 군 농업기술센터 안에 1,850㎡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치고 바닥에 방수천 부직포 등을 깔아 염전을 만들었다. 이곳에선 군내 절임배추 농가에서 발생하는 연간 1,000톤 이상의 폐 소금물을 가뒀다가 한해 100톤 안팎의 소금을 생산한다. 올해는 작년에 발생한 1,220톤의 소금물로 90톤 가량의 소금을 생산할 예정이다.
괴산군은 여기서 생산한 소금을 도로 제설 현장이나 공설운동장, 테니스장, 게이트볼장 관리에 재사용해 매년 4,000여 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인근 군부대나 학교에 제초용 등으로 무료 공급도 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까지 총 4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2012년 괴산 염전은 지역녹색성장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했고, 군은 절임배추 폐 소금물을 이용한 소금 생산방식을 특허 출원했다.
두메 고장에서 소금이 난다는 소문에 방문객이 크게 늘자 괴산군은 아예 소금을 테마로 한 시설을 만들어 관광명소로 키우고 있다.
69억원을 들여 괴산군 문광면 양곡저수지 인근 2만 7,700㎡에 소금문화관 염전체험장 소금창고를 갖춘 소금랜드를 건립해 지난해 10월 개관했다. 이곳에선 청소년 등이 소금의 역사를 배우고 바다 마을처럼 소금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절임배추를 이용한 김장 담그기를 체험하고 작업 후 발생한 폐 소금물을 재활용한 염전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김흥기 괴산군농업기술센터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작한 괴산염전이 청정 유기농업군 이미지를 알리고 환경오염원인 폐소금물을 소중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일석이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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