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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차이나포럼 릴레이 인터뷰] “중국과 30년간 윈윈하려면 미래 IT산업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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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차이나포럼 릴레이 인터뷰] “중국과 30년간 윈윈하려면 미래 IT산업 전략 세워야”

입력
2017.11.09 18: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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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의 50%보다

10조원 10%가 크다

중국내 지분투자도 고려를

지정학적 외교리스크 줄여

제2의 사드 갈등 막고

상생 방안 모색해 나가야”

이우근 칭화대 마이크로 나노전자학과 교수는 "앞으로 사드갈등과 같은 외교적 이유로 기업들이 피해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며 "한중은 미래 신산업과 같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공통분야를 찾아 글로벌 협력자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근 칭화대 마이크로 나노전자학과 교수는 "앞으로 사드갈등과 같은 외교적 이유로 기업들이 피해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며 "한중은 미래 신산업과 같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공통분야를 찾아 글로벌 협력자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은 상생과 윈윈전략이 보일 때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다. 한국이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야 중국과의 글로벌 협력도 잘 진행될 수 있다.”

마이크로 나노 전자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외국인으로는 드물게 2006년부터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우근(49) 교수는 15일 ‘2017 차이나포럼’ 참석에 앞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불거진 한중 갈등이 양국 경제협력의 명암을 성찰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며 새로운 대중 접근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번 포럼에서 ‘미래 IT 산업을 통한 한중 경제 협력’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다.

_중국의 과학기술이 빠르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중국의 우주산업, 양자통신, 슈퍼컴퓨터 등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경제발전에 대한 과학기술의 기여도를 60%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을 만큼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정보통신(IT) 관련 산업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현재 많은 중국 기업이 ABC산업 (A-인공지능, B-빅데이터, C-클라우드 컴퓨팅)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확실히 우위에 있는 반도체 산업도 2020년 이후 D램 메모리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낸드 플래시 메모리 포함)은 치열한 시장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전망이다.”

_사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세 가지다. 첫째 양국간 경제협력은 결국 ‘기브 앤드 테이크(Give-and-Takeㆍ주고받기)’다.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중국은 한국과 경협이 없어도 몇몇 산업 말고는 크게 아쉬울 것이 없다. 따라서 한국이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 예컨대 최근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스마트폰 점유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등 경쟁력 있는 부품수출로 크게 증가했다. 중국 입장에서 스마트폰은 아쉽지 않지만 고품질 메모리칩은 절실하기 때문이다. 둘째, 시장 다변화다. 사드 갈등을 겪으면서 우리 기업들은 동남아 및 중동시장의 잠재력과 한류의 보편성을 다시 살피게 됐다. 마지막으로 투자 다변화다. 우리 기업은 지분을 50% 이상 소유하고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지분투자를 꺼리는데 향후 중국에서 그런 지분 소유는 더욱 힘들어진다. 1조원의 50%보다는 100조원의 10%가 더 크다. 실제 알리바바 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이고, 텐센트의 대주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스퍼스다. 내수뿐 아니라 현명한 지분투자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전략이다.”

_중고속성장 시대에 들어선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고속성장 국가에 경착륙 우려는 늘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수 경제는 인터넷 공룡기업인 BAT(B-바이두, A-알리바바, T-텐센트)들의 맹활약으로 공급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고, 커져가는 핀테크, O2O, 공유경제 시장들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지난 10년간 연구개발비는 30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제조 2025정책’은 최첨단 IT산업과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제조강국으로 우뚝 서려는 목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는 이런 신산업과 신정책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_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개혁ㆍ개방을 강조했지만 산업현장이 국영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공산당 영향력이 더 커지는 건 모순 아닌가.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경제 정책 중 하나가 국영기업에 민간 자본을 융합하는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이다. 올해 들어 중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차이나유니콤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대형 인터넷 회사들과 손을 잡고 차이나유니콤 빅데이터 회사를 설립했다. 이런 추세는 다른 국영은행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인터넷플러스’ 정책은 국영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향후 국유기업 혼합소유제 개혁은 중국의 독특한 경제 모델이 될 수 있다.”

_사드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한중관계가 복원되더라도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나온다.

“상존하는 지정학적 외교 리스크를 줄여 사드 갈등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한중 경제협력 특성상 기술 협력과 기술 유출의 불안정한 경계에서 서로가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미래 IT 산업관련 글로벌 동반자로서 향후 30년간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중장기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정리=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이우근(49) 중국 칭화대(淸華大) 마이크로ㆍ나노전자학과교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IBM 왓슨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2006년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ㆍ나노전자학과에 부교수로 부임한 후 지난해부터 종신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IC 중국센터 창업 멘토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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