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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 보도하며 간접 비난

입력
2017.11.09 17: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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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설 공식 반응 없이

통일부 “북한 나름대로 심사숙고 중”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대근 기자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오대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 체제와 ‘최고존엄’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고강도로 비난했지만 북한은 이튿날까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반(反)트럼프 시위 보도로 반미 여론을 부각하면서 간접적인 비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트럼프 방한 반대 단체들의 시위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6면 톱 기사로 전하며 “트럼프의 행각을 반대하는 남조선 각 계층의 투쟁이 7일 저녁과 8일에도 계속 줄기차게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제재 압박에 대한 고집만을 되풀이했다”는 국내 진보 단체와 언론의 한미 정상회담 비판 논평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회담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논평을 통해 “트럼프가 남조선에 날아든 건 핵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달기 위한 의도적 책동의 발로”라 성토하며 주한미군기지ㆍ미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집회 소식을 보도했다.

정부는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반응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진에게 “(북한의 반응은) 예단해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도발을 50여일 간 중단하고 있고 이전에 비해 김정은의 대외 활동도 줄어 나름대로 심사숙고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명간 반응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성전(聖戰)을 선언하고 정부ㆍ군 성명 발표와 중거리미사일 발사 등 중ㆍ저강도 도발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공조를 의식, 도발 시기ㆍ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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