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트 전 美 중기청 수석자문관
4차산업혁명 대비 중요성 강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자문했던 경제 전문가가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경제’ 정책과 관련, 시대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이 일본, 이탈리아 등과 함께 자본 부족은 해결했으나 지식경제를 위한 인적투자 효율성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서 탈출하려면 기업 현장에서 구성원의 자발적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내는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사람중심 경영과 기업가 정신’ 국제 세미나에서 윈슬로 사전트 전 미국 중기청 수석자문관은 “문 대통령이 올 9월 유엔 총회에서 ‘사람중심’ 경제를 소개했다”며 “이는 소득ㆍ부의 양극화, 청년실업 등 한국의 당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접근”이라고 말했다.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동반성장이라는 측면과 함께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유엔과 ICSB 역시 ‘사람중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ICSB와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일보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스에마쓰 지히로(末松千尋) 일본 교토대 교수, 아이만 타라비쉬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 이정희 한국중소기업학회장 등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17개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조사에서 한국이 이탈리아, 일본과 함께 새로운 소득함정에 빠진 게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또 여기서 탈출하려면 일사불란ㆍ관리 지향적 경영에서 공감ㆍ자율을 중시하는 사람중심 경영으로의 이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터키, 필리핀 등은 자본투자가 충분치 못한 ‘효율성 함정’에 빠져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는 자본투자를 통한 효율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사람경영 지수가 미국, 싱가포르 등보다 현저히 낮은 ‘창조ㆍ혁신 함정’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싱가포르 기업은 기업가들이 구성원과 소통하고 권한도 대폭 위임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한국과 일본은 스스로 일하는 종업원 비율이 낮아 혁신과 성장률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에마쓰 교수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주류기업과 이를 극복한 소위 ‘교토식 경영’ 기업을 비교한 결과, 사람중심경영으로의 이행이 미래 기업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에마쓰 교수에 따르면 강요ㆍ복종ㆍ일방지시ㆍ집단사고 등 과거 일본식 경영을 고수하는 히타치, 도시바, 소니 등과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호리바처럼 자율ㆍ권한 이양 등이 특징인 곳을 비교했더니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확인됐다.
글ㆍ사진 조철환기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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