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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낙천 후 e스포츠협회 정관 바꿔 연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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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낙천 후 e스포츠협회 정관 바꿔 연봉 받았다

입력
2017.11.09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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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까지 수천만원 연봉

회장ㆍ명예회장 오가며 ‘협회 사유화’

‘급여 지급’ 협회 정관 신설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 윤씨

30대 나이에 협회 직함도 없이

법인카드 쓰며 인사에도 관여

롯데홈쇼핑 e스포츠 후원 과정

미르ㆍK스포츠재단 모금과 유사

檢, 윤씨 등 3명 구속영장 청구

제3자 뇌물수수ㆍ횡령 등 혐의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병헌(59)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16년 4ㆍ13총선의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 낙천 후 한국e스포츠협회 정관을 개정해 이전 회장들은 받지 않던 급여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 수석은 회장과 명예회장을 번갈아 하며, 측근인 전직 비서관 윤모(34)씨 등을 통해 협회를 사실상 사유화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8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 수석은 2016년 6월부터 청와대 정무수석이 된 올해 5월 협회 회장직을 내놓을 때까지 협회에서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회장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정관은 이전에는 없어, 앞서 회장과 명예회장을 오가던 전 수석은 물론 전임 회장들도 모두 협회 예산에서 연봉을 받지 않았다.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30대 초반 윤씨 역시 협회에 아무 직함이 없으면서도 인사와 예산 등에 관여하고, 협회 법인카드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협회에서 전 수석의 대리인으로 알려지면서 협회 내 주요 보직 인사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전날 서울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를 압수수색하면서, 전 수석과 윤 전 비서관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모 사무총장과 서모 사업국장의 휴대폰을 압수수색하고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롯데홈쇼핑 재승인 직후인 2015년 7월 협회가 게임대회 후원금 명목으로 롯데 측에서 3억원을 받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했다. 후원금 가운데 1억1,000만원이 허위 계약을 통해 윤씨 측에게 흘러 들어간 경위를 알고 있었는지도 조사했다.

전 수석은 전날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 시각은 조금 다르다. 공식적으론 협회와 전혀 관련이 없는 윤씨가 협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점만 봐도 전 수석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전 수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협회에 돈을 내놓을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윤씨가 협회를 자신의 자금줄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수석에게 쏠리는 의심의 눈초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은 한국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후원한 과정이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자금 모금 과정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 수석이 기업을 압박하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협회에 거액을 후원하고, 그 이득은 고스란히 윤씨를 비롯한 전 수석 측근들이 챙기는 구조라는 것이다.

검찰은 8일 협회가 받은 후원금을 자금세탁을 통해 빼돌린 혐의(제3자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로 윤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전 수석이 의원 시절 게임산업에 필요한 지원책을 꾸준히 낸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셧다운제’ 폐지 법률을 제출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e스포츠 진흥 관련 예산이 삭감됐을 때 원상복구를 요청한 것 등이 사례로 거론된다. 한국e스포츠협회장 재직 중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 신설, 리그오브레전드(LoL)월드챔피언십(롤드컵) 한국 개최 등을 이끌어 낸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전임 회장들의 경우 겸직이 있어 급여를 지급 안 했다. 전 전 회장의 경우 공천 탈락 후 겸직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관을 개정해 급여를 지급했다”며 “윤 전 비서관의 협회 법인카드 사용은 검찰 수사 끝나고 말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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