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칼럼] 반려견 살 빠지면 공격성도 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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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칼럼] 반려견 살 빠지면 공격성도 사라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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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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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15㎏ 이상인 개는 외출시 모두 입마개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내놓아 논란이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만큼 동물 이슈가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때가 없는 것 같다. 이 사회에서 현재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 관심을 갖자고 주장해왔지만, 최근의 상황은 마냥 반갑지는 않다. 학대받고 유기되는 동물들, 불필요한 실험과 공장식 축산, 인간의 유희를 위한 오락이나 전시 등으로 고통 받는 동물들의 복지 문제 등 동물을 둘러싼 현안이 많음에도 대중의 관심은 주로 개물림 사고에 맞춰져 있고, 그래서인지 기사들도, 국회나 지역자치단체에서 내어놓는 후속 정책들도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 규제, 반려인 처벌’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명확히 하자면, 위 정책들도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너무 많아지고 있는데, 반려동물과 사람들이, 또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무엇보다 반려인들을 교육하고 동물의 습성을 이해하도록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제대로 의무를 지우자고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기존 맹견 범위도 상당히 넓다

현행 동물보호법에는 동물 생산, 판매, 수입업자에게 동물의 보호 및 공중위생상 위해 방지 등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규정은 있지만,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이, 또는 동물을 학대한 반려인이 교육을 받도록 하는 규정은 없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의 필요성과 현실성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법률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법률 개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 우선적으로 지자체의 조례나 사회 여러 단체 등을 통해 반려인 교육과 반려견 훈련 등이 적절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마련해가야 한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조례 개정안을 보면, 이러한 교육이나 훈련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고,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15㎏ 이상 반려견은 무조건 입마개를 하고, 목줄의 길이는 2m 이내로 하라’는 것이다.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을 보면, 입마개 착용 대상이 되는 ‘맹견’은 우선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및 각 그 잡종의 개인 품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 이유는 위 품종들은 인간이 오랜 시간 싸움을 목적으로 선택적으로 번식하고 개량하여 온 종들이기 때문에 공격성이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확률’일 뿐, 위 품종의 개들이라고 해서 다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니다) 위 품종에 속하지 않더라도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는 위 법상 맹견에 해당하여,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착용하고 외출시켜야 한다. 이 ‘가능성’이라고 하는 것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위와 같이 몸무게로 획일화시킨 조례가 나오게 되었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기존 법에 따르더라도 맹견의 범위는 상당히 넓다. 위 가능성을 습성으로 파악한다면 맹견의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보기도 힘들다.

살이 빠지면 공격성도 사라지나요

안내견이나 도우미견으로 유명한 리트리버는 성견이 되면 15㎏을 가볍게 넘는다. 게티이미지뱅크

맹견의 범위를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더라도, 도대체 개의 공격성을 개의 크기나 몸무게로 정할 수 있는 것인가? 15㎏ 이상이지만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유명한 리트리버에게는 매우 불필요한 제한이 될 것이고, 15㎏ 이하이지만 자주 무는 중소형견에 의한 사고는 전혀 예방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몸무게는 매우 가변적이다. 몸무게가 15㎏ 이상이 되었을 때는 입마개를 채워야 하고, 살이 빠져서 그 이하가 되면 안 채워도 된다는 결론은 어느 모로 보아도 이상하다.

동물행동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강조하는 점은, 개의 공격성은 대부분 주인이 평생 개줄에 묶어놓거나 좁은 장소에 가두어놓고 방치하는 등 사람이나 다른 개들과 제대로 교류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주인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보호소에 있는 개들조차 하루 세 번씩 산책을 시키도록 하고, 수 시간 이상 개를 혼자 방치하거나 좁은 장소에 가두어 두지 않도록 상세히 사육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보다 성숙한 반려문화와 공존을 위해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맹견을 어떻게 차단할지의 문제나 획일적인 사후대책이 아니라, ‘맹견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법안이나 정책이 마련되고 개정되는 것은 결코 쉽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어떠한 법안을 입안하기 위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행해져야 한다. 그것이 무언가를 ‘제약’하고 누군가를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 단순히 현안에 대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혹은 이슈를 끌기 위한 졸속적 입안이 아닌,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거친 입안이 이루어져야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여론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충분히 토론을 거쳐 경기도의 위 조례가 다시 고려되기를 바란다.

박주연 변호사

동물권연구단체 PNR 공동대표

법률사무소 한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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