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장남 허웅(상무)은 2014시즌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원주 DB에 입단해 어느덧 한국 농구의 차세대 간판으로 성장했다. 아버지의 ‘우월한’ DNA를 물려 받기 힘들다는 스포츠계 속설을 깨고 ‘피는 못 속인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농구대통령’의 대를 이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T의 경기는 1위와 10위의 대결이었지만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허재 감독의 차남 허훈(KT)의 데뷔전이 열린 날이다. KT는 비록 75-94로 패했지만 허훈은 23분21초를 뛰며 15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인상적인 프로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달 열린 KBL(한국농구연맹)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운 활약이었다.
허훈은 1쿼터 44초를 남기고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긴장 탓인지 첫 패스에서 SK 변기훈에게 공을 빼앗기면서 20여초만에 턴오버를 저질렀다. 2쿼터부터 허훈은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그는 첫 공격에서 과감한 돌파로 최부경의 파울을 얻어냈고,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면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했다. 또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하던 변기훈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뱅크슛으로 첫 야투를 성공시켰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리온 윌리엄스에게 정확한 바운드 패스로 득점을 도와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이후로도 허훈은 적극적인 돌파로 상대 파울을 유도해 자유투로 6득점째를 올린 뒤 2쿼터 3분여를 남기고 이재도와 교체됐다. 3쿼터에 다시 코트를 밟은 허훈은 2분20초가 지나고 상대 수비가 떨어진 틈을 타 정면에서 과감한 3점포를 던져 깨끗하게 림을 통과시켰다. 자신의 프로 3점슛이었다. 아직 적응이 덜 된 수비는 숙제로 남았지만 4쿼터까지 보장 받은 출전 시간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최하위 KT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신인 2순위 양홍석(KT)도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아 1점을 올렸다. KT는 9패(1승)째를 당했고, 9승2패가 된 SK는 2위 원주 DB와 승차를 2경기 차로 벌리며 선두를 달렸다.
창원실내체육관에서는 창원 LG가 서울 삼성을 81-69로 완파 했다. LG는 3연패를 마감하며 5할 승률(5승5패)에 복귀해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또 삼성을 상대로 6연승과 함께 홈 11연승을 이어갔다. LG는 김시래가 20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최승욱과 조성민도 17점씩 지원 사격했다. 조쉬 파월을 대신해 이날 처음 투입된 제임스 켈리도 7점 15리바운드로 합격점을 받았다.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30점 15리바운드)는 46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이어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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