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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TA 성공적이지 못 해… 조속한 개정 협상에 감사”

입력
2017.11.07 18: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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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좋은 협상 아니다

공정하고 호혜적인 결과 기대”

한미FTA 폐기 관련 언급은 없어

文대통령도 “신속히 추진” 화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공동 언론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공동 언론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속히 더 나은 협정(한미 FTA 개정 협상)을 시작하도록 지시한 문 대통령께 감사 드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의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 간 무역과 관련해 당초 우려보다 부드러운 태도를 보였다. 전날 “일본과 무역이 공평하지도 개방적이지 않다”고 일본을 공격했던 것과 대비된다.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이 미국 무기를 구입하기로 한 결정도 트럼프 대통령의 부드러운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날 오후 청와대 확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많은 군사 장비와 무기를 구입하기로 한 데 대해 감사하다”며 “이 부분을 통해 무역적자가 해소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존 한미FTA에 대해서는 비판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미국에 좋은 협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동시에 한국정부가 신속히 개정 협상에 동의한 것에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협정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FTA 폐기와 관련된 단어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며 “양국은 한국의 국내적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속하게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사격을 등에 업은 미국 통상당국은 조만간 본격화할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지난 2011년 발효돼 2016년까지 진행됐지만 미국의 적자 폭이 110억달러 증가했다”며 “좋은 거래가 아니다”고 비판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무역적자는 7,355억달러로 전년 대비 적자가 16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올해 1~8월 무역적자도 5,20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340억달러)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동복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방편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 재협상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NAFTA 재협상이 예상과 달리 진척이 없자 한미 FTA 개정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8일로 예정된 한미 통상장관 회담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분야별 요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미국 반입 자동차 관세 2.5% 부활 ▦미국 자동차 수출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 ▦한국산 철강 관세율 인상 ▦농산물 분야 추가개방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한미 FTA 개정 협상이 국내법 절차를 밟아 진행 중임을 밝히는 등 원론적 수준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대미 무역흑자는 미국 에너지 수입확대와 자동차 수입 증가 등으로 2012년 이후 5년 만에 200억달러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한미 FTA 협정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증가했다는 건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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