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대로 결의안 채택엔 실패
수치, APEC 정상회담 참석키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오는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얀마의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등 세계 각국이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APEC 무대에서 로힝야족 사태가 거론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는 회의를 열고 로힝야족 유혈사태와 관련, 미얀마 정부에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력 사용금지와 즉각적인 인권보호 조치 등을 촉구하는 의장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 채택에는 실패했다.
성명은 “미얀마군 등이 로힝야족을 상대로 저지른 학살과 성폭력, 민가 방화 등 인권 유린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특히 성명은 인권침해와 관련한 유엔 기구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과 로힝야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인력과 언론의 안전한 접근을 보장할 것을 미얀마에 주문했다.
앞서 영국이 지난달 25일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군사작전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안보리에 배포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미얀마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은 사태가 국제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조너선 앨런 유엔주재 영국 부대사는 “위원회는 미얀마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 조치는 ‘첫걸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 부대표인 악샤야 쿠마르도 “중국이 행사하는 거부권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희생자들과 현실에 기반을 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유혈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 수는 60여만 명에 이른다.
미얀마 언론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APEC 정상회의와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오는 13, 14일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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