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오찬서 언급
美8군 사령관은 文 대통령에
“건설비 92% 부담에 감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국빈 방한 첫 일정으로 방문한 평택 주한미군기지에서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러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방한 일성에서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이날 경기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접 나온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는 오찬 자리에서 “우리는 잠시 뒤 문 대통령 및 그의 대표단과 무역에 관한 예정된 훌륭한 미팅을 한다”며 “바라건대 회의가 잘 풀려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게 바로 내가 여기 있는 아주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무역 문제를 주로 언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위대한 협력이 있다”며 “결국 잘 풀릴 것이다. 늘 잘 풀려왔고 잘 풀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낙관했다. 한국군 병사 1명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지 내 구내식당 점심에 대해 “좋은 음식”이라고, 장병들을 향해서는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매우 인상적”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오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먼저 청와대로 떠난 뒤 기지 내 미8군 사령부로 이동, 한미 양국 군의 정세 브리핑을 들었다. 이어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고 캠프 험프리스 상공을 돌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기지 개황 등을 보고 받았다. 여기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바람에 다음 일정인 용산 미군기지 도착이 30분가량 늦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험프리스 관련 보고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 지상군인 미 8군이 주둔하는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는 한미동맹의 상징적 장소로, 미 육군 해외 기지로는 최대 규모다. 한미 양국이 2003년부터 추진해 온 주한미군 기지 이전 사업에 따라 2007년 공사에 들어갔고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당초 용산 기지와 의정부ㆍ동두천 기지를 평택ㆍ대구 등으로 이전하면서 한미 양국이 비용을 분담키로 했으나 미측 비용에 한국이 낸 방위비 분담금이 포함되면서 한국이 전체 비용의 90% 넘게 부담했다. 이와 관련, 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문 대통령에게 기지 상황을 보고하면서 “107억달러(약 12조원)나 되는 건설 비용의 92%를 부담한 한국과 한국민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평택=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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