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ㆍ부패 혐의 정계 떠났지만
시칠리아 선거 우파 승리 견인
연말 재판서 피선거권 회복 기대
내년 봄으로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 전초전 격인 시칠리아 지방선거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1) 전 총리가 전폭 지원한 우파 연합 후보가 제1야당 오성운동 후보에 신승, 당선을 확정지었다.
6일(현지시간) 완료된 개표 결과 우파 연합의 넬로 무수메치(62) 전 노동부 차관이 39.8%를 득표, 34.7%의 표를 얻은 오성운동 소속의 잔카를로 칸첼레리(42) 후보에 앞섰다.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민주당 진영 파브리치오 미카리(54) 후보는 18.7%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우파 진영은 5년 만에 시칠리아 주지사 자리를 탈환하게 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에 탄력을 받았다.
2013년 성추문과 부패혐의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베를루스코니도 이번 선거에서 우파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전진이탈리아(FI), 마테오 살비니의 극우정당 북부동맹(LN), 조르지아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당(FDI)을 하나로 묶은 우파연합을 구성해 이번 지방선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는 올해 말로 예정된 유럽인권재판소 재판에서 피선거권 회복 판결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2009년 창당 이래 최초의 주지사 배출을 노리며 수개월 전부터 루이지 디마이오 대표를 중심으로 시칠리아에 각별히 공을 들여 온 오성운동은 간발의 차로 분루를 삼켰다. 일찌감치 참패를 인정한 민주당에는 당 대표인 마테오 렌치 전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일 조짐이다. 2012년 시칠리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월 렌치 전 총리에 반기를 들고 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들이 꾸린 민주혁신당(MDP) 등 좌파 진영과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며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주지사 자리를 빼앗겼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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