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LPGA 첫 신인 세계 1위
신인왕 확정에 상금도 1위 달려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2위
남은 2개 대회서 전관왕에 도전
‘슈퍼 루키’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신인이 됐다. 이미 확정한 신인왕에 상금왕, 최저타수상, 올해의선수상 등 전관왕 석권까지 넘보고 있다. 박성현은 “가문의 영광”이라며 감격해 했다.
박성현은 7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보다 한 계단 오른 1위에 등극했다. 지난주까지 랭킹 포인트 8.4959점으로 8.6487의 유소연(27ㆍ메디힐)에게 약 0.15점 뒤진 2위였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순위에서 박성현은 8.4056점이 되면서 8.3818의 유소연을 약 0.02점 차로 앞질렀다.
박성현은 지난주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열린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았으나 이 대회에 나갔던 유소연이 공동 33위에 그친 틈을 타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6월 처음 세계 1위에 올라 19주 째 자리를 지키던 유소연은 왕좌를 유지하려면 이 대회에서 6위 이상의 성적을 냈어야 했다.
박성현은 LPGA 투어에서 신인으로는 최초로 세계 1위에 오르는 새 역사를 수립했다. 종전에는 신지애(29)와 리디아 고(20ㆍ뉴질랜드)가 LPGA 투어 데뷔 2년 차에 세계 1위에 오른 사례가 있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1위가 된 것은 신지애, 박인비(29ㆍKB금융그룹), 유소연에 이어 박성현이 네 번째다.
박성현은 이날 1위 등극이 발표된 후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갑작스럽게 접한 결과라 어리둥절하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이어 “LPGA투어에 데뷔하면서 스스로 세운 목표보다 더 빠르게 올라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기도 하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박성현은 올시즌 LPGA투어 타이틀 싹쓸이도 노린다. 그는 현재 상금 1위, 올해의 선수ㆍ평균타수 부분에서 2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LPGA 투어가 2개 대회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박성현은 신인상을 이미 확정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상금왕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박성현이 이번 시즌 벌어들인 상금은 216만1,005달러로, 2위 유소연(196만4,425달러)과는 19만6,580달러 차이다. 마침 유소연과 3위 렉시 톰프슨(22ㆍ미국)은 8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블루베이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아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올해의 선수상과 최저타수상에서는 박성현이 쫓아가는 상황이다. 유소연이 현재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162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박성현이 148점이다. 박성현이 중국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바로 선두를 탈환하게 된다.
최저타수상에선 톰프슨을 넘어야 한다. 톰프슨이 69.147타, 박성현이 2위로 69.169타다. ‘슈퍼루키’에서 ‘골프퀸’으로 도약한 박성현이 전 관왕 석권 성공 여부는 오는 16일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결정된다. 지금까지 LPGA 사상 이 네 가지 영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선수는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가 유일하다.
박성현은 “솔직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남은 두 대회가 많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매 홀 집중해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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