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황재균(왼쪽부터), 두산 민병헌, 필라델피아 김현수/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최근 몇 년 중 최고의 시장이 열릴 것이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주가를 올린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시즌 성적표를 받아 들고 오답노트를 작성한 각 구단들은 시장을 살피며 주판알 튕기기에 들어갔다. 올 겨울 FA 시장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게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8년 FA 자격을 얻은 22명 중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 18명의 명단을 7일 공시했다. 임창용(KIA), 김성배(두산), 이용규(한화)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이호준(NC)은 FA 권리 행사를 신청하지 않았다.
최근 국내 FA 시장은 A급 선수들의 몸값이 100억대를 훌쩍 넘겼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계약이 만료된 황재균(30ㆍ샌프란시스코)과 김현수(29ㆍ필라델피아)가 변수로 떠올랐다. 민훈기(57) SPOTV 해설위원은 “올해 최고 몸값 경쟁이 예상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올 겨울 국내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최대어는 두산 민병헌(30)이 꼽힌다. 첫 FA 자격을 얻은 민병헌의 몸값으로 민 위원은 “최소 4년 총액 80억원은 받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어 “두산이 올해 준우승에 그쳐 민병헌을 잡아야 하는 명분이 약해졌다”며 민병헌이 새 둥지를 찾을 가능성을 점쳤다. 민병헌은 2006년 두산에 입단해 올해까지 11번의 시즌을 두산에서 보낸 상징적인 ‘베어스맨’이다. 외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하고 최근 5년 동안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 수비와 장타력을 고루 갖췄다. 중심 타선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맨’이라는 민병헌의 매력에 구단들은 끌릴 수밖에 없다.
민병헌과 비견되는 또 다른 FA 최대어는 ‘메이저리거’ 김현수다. 김현수는 필라델피아와 2년 스플릿 계약이 종료돼 FA 시장에 나왔다. 빅리그 통산 191경기에서 타율 0.273으로 다소 부진하며 사실상 한국 행을 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 역시 좌우를 가리지 않고 외야 커버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 나오면 민병헌과 최대어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 위원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의 성적을 봐야 한다”면서 “김현수는 국내에서 3할-20홈런-100타점을 올린 타자로서 민병헌과 대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둘 다 잡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실리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야수 고민이 큰 LG가 민병헌과 김현수를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FA 선수가 없는 LG는 적극적으로 야수 보강에 나섰다. LG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30)로 가장 탄탄한 투수진을 구축하고도 가을 야구에 실패했다. 따라서 장타 가뭄 해소가 시급하다. 민병헌과 김현수는 이런 LG에게 가장 구미가 당기는 자원이다. LG는 지난해 FA 시장에 나온 특급 좌완 차우찬(30ㆍ4년 총액 100억원)을 통 크게 영입해 성과를 얻었다. 더불어 내년 시즌부터 류중일(54) 감독이 새로 LG 지휘봉을 잡으면서 과감한 리빌딩에 나선 만큼 또 다시 지갑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롯데는 FA 18명 중 가장 많은 5명이 시장에 나와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그 중 최대어로 꼽히는 손아섭(29)과 대표적 ‘롯데맨’ 강민호(32), 거포 최준석(34) 등이 포함됐다. 더불어 한국 행을 선언한 옛 롯데 주전 3루수 황재균이 가세했다. 민 위원은 “강민호 역시 롯데에서 상징적인 선수다. 강민호와 손아섭만 해도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의 협상 테이블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로 떠오른 황재균에 대해서는 “(황재균이) 수도권 팀(kt, LG)도 고려할 수 있다”고 민 위원은 언급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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