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테이블에 양국 정상 내외
‘이방카 라인’ 등 양국 핵심 인사 총출동
위안부 피해 할머니, 탈북자도 초청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주최한 국빈만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뿐 아니라 순방에 동행한 백악관 핵심 참모가 대거 초청됐다. 양국이 입체적 만남을 통해 한미동맹을 다지면서 민감한 안보ㆍ경제 현안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만찬의 헤드 테이블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영부인이 함께했고,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 3부 요인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도 동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 등 주요 인사가 착석했다. 만찬에는 우리 측 52명, 미국 측 122명이 참석했고, 12개의 테이블에 나눠 자리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이자 최측근인 이방카는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방카 라인’은 만찬장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자리해 백악관 실세의 모습을 보였다. 이방카의 친구이자 조력자인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전략담당 부보좌관은 임종석 비서실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존 켈리 비서실장,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함께 1테이블에 앉았다.
한미 외교안보 핫라인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2테이블에 앉았다. 2테이블에는 주미대사를 지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자리했다. 3테이블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을 총괄하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가 함께 앉았고, FTA 재개정 협상의 당사자 격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함께했다.
재계에서는 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초청됐다. 정계에서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여야 대표의 만찬 초청은 청와대의 협치 의지로 풀이된다.
만찬에는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영화감독 이창동씨와 배우 전도연씨도 초청됐다. 특히 영화 ‘아이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이용수(90)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에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 달라는 뜻을 에둘러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 출신으로 한미 교육협력의 상징인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공부할 예정인 이성주씨도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 테이블에는 옥수수죽을 올린 구황작물 소반, 동국장 맑은 국을 곁들인 거제도 가자미 구이,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의 한우갈비 구이와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산딸기 바닐라 소스를 곁들인 트리플 초콜릿 케이크와 감을 올린 수정과 그라니타 등 4종류가 올랐다.
구황작물은 과거 값싼 작물이었으나 지금은 주목 받는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한미동맹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도에서 공수한 가자미 구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요리다. 한우 갈비구이는 고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을 배려한 것으로, 기순도 간장 명인의 특제 소스를 사용해 한미 조화를 상징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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