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박명린 전문의 생면부지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
혈액종양 수련하다 젊은 혈액암 환자 많은 것 보고 결심
국립대병원 전문의가 생면부지의 환자를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골수)를 선뜻 기증했다.
주인공은 충남대병원 박영린(35) 전문의.
그는 7년 전 이 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수련하면서 생각보다 젊은 환자들이 혈액암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후 기증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14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유전자 등록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유전자가 일치한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망설임 없이 곧바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협회에 전했다.
확률적으로 찾기 힘든 유전자 일치 조혈모세포 환자가 나온 만큼 소중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비혈연 간 기증자와 환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 100% 일치해야 가능해 확률이 2만명 대 1로 매우 희박하다.
그는 촉진제를 3~4일 전부터 투여해야 하고, 2~3일 정도는 입원해야 해 부담도 많았지만, 곧바로 연차를 내고 입원해 검사와 건강 진단 등을 거쳐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그는 “촉진제를 투여해 약간의 통증도 있지만 내가 조금 희생해서 다른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이 사람이 조혈모세포 기증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는 “1년에 조혈모세포 기증이 500여건 밖에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 사회에 기증 문화가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충남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마친 뒤 지난해 5월부터 충남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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