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KIA 양현종(29)이 한국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6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 볼룸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656점(856점 만점)을 받은 그는 2위 SK 최정(30·294점)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규리그와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따낸 건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말 끝난 한국시리즈에서도 MVP를 차지한 바 있다. 양현종은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 그 대가가 나오는 것 같다"며 그간 흘렸던 땀의 결실을 마음껏 누렸다.
"영구 결번"을 가장 큰 목표로 밝힌 그는 현재 FA(프리 에이전트) 신분이다. 그는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는데, 이 꿈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도록 하겠다"며 그의 수상을 지켜보던 프런트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양현종과 일문일답.
-한국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나.
"항상 부족한 점이 있었다. 평균자책점이 좋으면 승이 부족하고, 승이 많으면 평균자책점,이닝 등 아쉬운 점이 있었다. 올해 20승을 했지만 평균자책점 등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가장 뿌듯했던 때는 2015년에 평균자책점상을 받았을 때다. 스스로도 한 단계 발전했다는 생각을 했다."
-올스타전에도 MVP를 받고 싶다고 했는데 당시 본인의 수상 가능성을 얼마로 생각했나.
"전반기에 성적이 너무 좋아서 한 번 욕심을 내봤다. MVP를 받기 위해 시즌을 열심히 했다는 건 아니다. 시즌 막판까지도 헥터(KIA)와 최정(SK) 형이 잘해주면서 치열하게 MVP 싸움을 했는데, 그게 내가 힘을 낼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와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MVP는 이전까지 가을야구 성적이 많이 안 좋아서 그 부분을 만회하고 싶었다. 스스로는 정규시즌 MVP가 더 뿌듯했던 것 같다. 한국시리즈는 잔치고, 단기전이기 때문에 그 순간 집중하면 없는 힘도 나온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길고, 지치는데 끝날 때까지 잘 견뎌 이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감회가 더 새롭다."
-MVP 투표 결과 상위 5명 중 4명이 KIA였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었나.
"20승을 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옆에 헥터와 선의의 경쟁을 했기 때문이다.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확실히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다. 한 번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 없나.
"사람들이 야구 선수라고 하면 스포츠 중 쉬운 직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스트레스나 부담감, 긴장감 등을 많이 겪었다. 아들에게 이런 마음 고생을 안 시켰으면 해서 반대하는 입장이다. 나와 운동신경이 닮았다면 오른 손잡이인 아들을 왼 손잡이로 바꿔서라도 시키고 싶지만, 이런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를 물려주고 싶진 않다."
-2009년 KIA가 우승할 당시 3년차 신인있었는데, 올해 MVP로 성장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있다면.
"경험이 제일 중요했다. 신인 때 조범현 전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셔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 다른 선수들이 몰래 외출하는 걸 볼 때 '남들이 놀 때 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누가 정상에 서는 지 두고 보자'는 독기를 가지고 끊임 없이 훈련했다. 노력의 대가가 나온 것 같다."
-더 이루고 싶은 게 있나.
"탈삼진왕에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은퇴하기 전까지 꼭 해보고 싶다. 영구결번이 가장 큰 꿈이고 목표다. 팀으로 봤을 때는 3,4년 연속 우승을 해서 상대하기 껄끄러운 '강팀'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수상 소감에서 팬들에게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겠다고 했다. 구단과 FA(프리 에이전트)계약에 관해선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나
"아직 내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진 않았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상상도 해봤지만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에도 팀의 우승을 위해 KIA에 남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서 (시상식 수상소감으로) 단장님께 조금이나마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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