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위기를 맞은 국내 관광 산업을 위해 인도와 동남아 국가 관광객의 비자 제도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커(游客ㆍ중국인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관광 산업의 체질 개선과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발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외국인 관광객 수의 급감 ▦1인당 지출액 감소 ▦방문 지역 쏠림 현상 등을 관광 산업의 ‘허약한 민낯’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 수는 급격히 줄어 올해 1~9월 관광객 수는 작년과 비교해 23.5%나 줄었다. 특히 7월엔 전년 대비 40.8%나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1인당 지출액도 2014년 1,247달러에서 2015년 1,141달러, 2016년 991달러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8월 지출액도 전년 동기(1,010달러) 보다 감소한 998달러에 불과했다. 관광객의 국내 방문 지역 쏠림도 문제로 지적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지역 중 서울과 제주의 비중은 2011년 89.9%였으나 지난해에는 98.2%로 높아졌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국내 관광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외부 상황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하면서도 시장 다변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국내 관광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동남아ㆍ인도 관광객 비자제도 완화, 1인 관광통역사 등록기준 완화 등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태국,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적용 중인 비자 면제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 신설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로 활동하려면 국가자격증을 보유해야 하고,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기업에 속하지 않고 독자 활동하려면 자본금 2억원을 갖춰 등록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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