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3-1로 꺾고 1위 점프
강민웅-서재덕 부상 공백 메워
‘야전사령관’도 잃고 한 쪽 날개도 꺾였지만 한국전력은 저력이 있었다.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준 에이스 전광인(26) 덕분이다.
한국전력은 5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1(23-25 25-20 33-31 25-16)로 따돌렸다. 2연패에서 탈출하며 3승3패가 된 한국전력은 승점 11로 KB손해보험(4승2패ㆍ승점10)을 2위로 밀어내고 1라운드 1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지난 9월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다크호스로 꼽혔다. 하지만 개막 전 야전사령관 격인 주전 세터 강민웅(32)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설상가상 전광인과 함께 공포의 좌우날개를 형성하던 서재덕(28)마저 다쳐 장기 재활에 들어갔다. 하지만 ‘믿을 맨’ 전광인이 있었다. 그는 우리카드를 상대로 서브에이스 5개를 앞세워 총 23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3-31까지 가며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친 3세트에서만 전광인은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10점을 퍼부었다.
전광인은 경기 뒤 “재덕이 형이 있을 때는 제가 공격만 신경 썼지만 이제는 리시브로도 팀에 도움을 줘야 한다. 오늘 고비 때마다 집중력을 좀 더 발휘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저만 잘 한 게 아니라 모든 동료들이 잘 버텨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재덕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선수는 신인 김인혁(22)이었다. 전광인은 경기 내내 “재미있지? 재미있게 해. 부담 갖지마”라며 막내 김인혁을 다독였다. 그는 “예전에 제가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을 때 여오현(39ㆍ현대캐피탈) 선배님이 해주셨던 말이다. 인혁이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는데 그 말이 기억나더라”고 말했다. ‘에이스’로서 실력과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동시에 뽐낸 전광인이었다. 김철수(47) 한국전력 감독은 “전광인에게 특별한 말을 안 하지만 마음속으로 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칭찬했다. 적장인 김상우(43) 우리카드 감독도 “전광인이 너무 잘 했다”고 인정했다. 우리카드는 이날 한국전력(20개)의 두 배에 가까운 36개의 범실을 한 게 뼈아팠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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