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릉 KTX산천 시운전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어
세계 최초 4G 무선통신 설치
올림픽 기간 하루 51회 운행
3일 오전8시40분 KTX 산천 7805호 열차가 서울역 9번 승강장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열차에는 ‘강릉’이라는 행선지가 적혀 있었다. 서울~강릉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기관사의 노선 숙지와 관제시스템, 열차 이용 편리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영업시운전에 나선 열차다.
오전 9시 정각 강릉을 향해 떠난다는 기관사의 안내 방송이 나오자 곧바로 열차가 출발했다. 객차 내부는 경부선 등에서 운행되던 KTX 산천 열차와 다른 점이 없었다. 서울~강릉 고속철도는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시운전 기간 동안 첫 운행 열차는 170㎞로 달리는 게 원칙이다. 밤새 선로 작업 후 치워지지 않은 방해물 등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6.4㎞)를 신설하고 수색~서원주(108.4㎞) 기존선 고속화 및 시설개량을 실시했다. 서원주~강릉(120.7㎞) 철로도 새로 놓았다. 모두 4조3,143억원이 투입됐다.
서울~강릉 고속철도의 소요시간은 1시간42분. 서울 강남에서 강릉까지 고속버스를 타면 통상 2시간40분 안팎이 걸린다. 버스 대신 고속철을 타면 1시간 가량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셈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할 경우 평창 올림픽 주요 경기가 펼쳐질 진부역까지 1시간50분(무정차 기준), 강릉역까지는 2시간12분이 소요된다.
이날 시운전에서는 기관실도 공개됐다. 평소 운행엔 기관사 1명이 타지만 시험운행 기간 동안은 2인 1조로 운행된다. 기관실에는 세계 최초로 4세대(4G) LTE 기술이 적용된 철도 무선통신시스템(KR LTE-R)이 설치됐다.
기관사들은 시운전 동안 선로가 고르지 않는 구간에 대해선 꼼꼼하게 메모했다 본부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이 같은 정보가 반복되면 야간 점검반이 보수를 해 승차감을 관리하게 된다.
진부역을 지난 열차는 21.7㎞로 국내 최장 산악터널인 대관령터널에 진입했다. 터널이 워낙 길어서 화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열차 4편성이 동시에 정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승객이 대피할 수 있는 대피용 터널(4개)도 만들었다. 대관령터널은 잠실 롯데타워 1.3배 규모(191만㎥)에 달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암석을 파내고서야 뚫렸다. 이날은 시속 170㎞ 속도의 시운전이어서 8분여만에 대관령터널을 빠져 나왔지만 정상 속도로 운행하게 되면 5분30초면 터널을 통과할 수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인천공항~강릉 전 구간에서 본격적인 영업 시운전에 돌입했다. 올림픽기간동안 KTX 산천은 하루 51회(편도) 운행된다. 인천공항에서 16회,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0회, 상봉역 15회 등이다.
이수형 한국철도시설공단 본부장은 “최종 영업 시운전을 통해 열차제어시스템(ATP)과 철도무선통신시스템(LTE-R) 등 성능을 확인하고 승객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서울 출발 기준으로 강릉까지 운임은 2만 5,000원~3만원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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