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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때 당황 말고 말하는 소화기 따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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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때 당황 말고 말하는 소화기 따라 하세요”

입력
2017.11.05 12:0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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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선·백정열 소방관 개발

출시 7개월 만에 2만여대 불티

말하는 소화기ㆍ소화전을 개발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홍의선(왼쪽) 소방경과 백정열 소장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말하는 소화기ㆍ소화전을 개발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홍의선(왼쪽) 소방경과 백정열 소장장.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방관들이 개발한 ‘말하는 소화기’가 출시 7개월 만에 2만7,000대 넘게 팔렸다.

5일 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하는 소화기를 시판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모두 2만7,133대가 판매됐다. 이 소화기는 도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에 근무하는 홍의선 소방경과 백정열 소방장이 개발해 국제특허까지 출원했다.

이 소화기는 경기도가 1만6,000대를 구매했고, 전국 각지 소방서, 관공서, 대형 마트, 숙박업소, 학교 등에서 1만1,133대를 구입했다. 이 소화기와 함께 시중에 내놓은 ‘말하는 소화전’도 1,160대가 팔려 나갔다. 두 소방관은 사람들이 소화기와 소화전 사용법을 의외로 잘 모르는 데다 교육기회도 많지 않은 것을 고심하다 음성안내 기능을 떠올렸다.

지난해 9월 도 공무원 상대 아이디어오디션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소방안전박람회 등을 찾아다니고 관련 기술을 갖춘 업체들과 접촉한 끝에 소화기와 소화전의 주요 부위에 번호를 매기고 음성장치를 달아 말하는 소화기와 말하는 소화전을 개발했다. 말하는 소화기는 안전핀 1번, 분사노즐 2번, 손잡이 3번 등을 표기하고 몸체에는 음성장치를 부착했다. 음성장치의 버튼을 누르면 ‘1번 안전핀을 빼고 2번 분사노즐을 불로 향하게 한 뒤 3번 손잡이를 쥐고 뿌려 주라’는 음성이 이어진다. 말하는 소화전은 소화전 문을 열면 바로 음성안내가 나와 사용법을 알려 준다.

말하는 소화기는 2만5,000원, 말하는 소화전은 4만5,000원이다. 기존 소화기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음성키트도 8,000원에 판매 중이다. 말하는 소화기와 말하는 소화전 모두 업체와 계약을 맺고 판매금액의 2.7%를 로열티로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소화기는 428만원, 소화전은 140만원의 재정수입을 올렸다.

홍 소방경은 “재작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소화기 사용법을 잘 안다고 응답한 여성이 8.5%에 불과하고 남성도 40.2%에 그쳤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말하는 소화기를 개발하게 됐다”며 “여성과 노약자들이 화재현장에서 침착하게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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