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6일째 하락, 연중 최저 근접
정부, 사실상 ‘구두 개입’ 나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원화 강세 속도가 과도해 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며 올해 가장 낮은 수준까지 근접하자 사실상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아직 그것까지 이야기하긴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6원 하락한 1,113.8원에 마감됐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종가 기준 지난 7월27일(1,112.8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1,111.1원까지 하락, 올해 최저점(1,110.5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돌아서며 낙폭이 축소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증시에서 2,34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원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국내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산업활동동향은 전체 산업생산(전월 대비 0.9% 증가) 소매판매(3.1%) 설비투자(5.5%) 등이 모두 ‘트리플’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4%(전기 대비)로, 2010년 2분기(1.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으로 온건주의적인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지명되며 ‘달러 약세’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강세에 대한) 당국의 경계가 강화되고 있는데다 외국인 주식 매입세도 주춤해지고 있어 낙폭(환율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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