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회장 연임 설문 조작’ 수사
금융권 연일 사정 칼끝에 긴장
경찰이 KB국민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일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 건물에서 인사 담당 HR본부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KB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KB노조)는 윤종규(62)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찬반 설문조사 과정에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며 윤 회장과 HR본부장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KB노조는 9월 초 윤 회장 연임을 놓고 진행된 설문조사 당시 사측이 10여개 단말기를 이용해 중복 응답하는 방식으로 답변을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작된 ‘찬성’ 의견은 4,000건 이상이라는 게 노조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여러 정황상 중복 응답한 17개 단말기 소유자는 모두 특정부서 직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KB금융지주는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날 “고발인(노조) 조사가 이뤄진 뒤 사실관계 확인 차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노조 관계자를 불러 고소인 조사만 진행한 상태”라며 “압수한 컴퓨터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혐의점을 검토한 뒤 조만간 윤 회장 등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의 책임을 지고 조기 사퇴를 표명한 지 하루 만에 사정 당국의 칼끝이 다시 시중 은행을 향하자 금융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금융감독원 채용비리와 관련,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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