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ㆍ하굣길에서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가방에 덮개를 쓰고 다니는 초등학생들 사진이 다 큰 어른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한 이용자는 이날 오전 경남 양산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찍었다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초등학생 3명이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속도 30㎞를 뜻하는 숫자 ‘30’이 적힌 형광색 덮개를 가방에 씌우고 등교하는 모습이었다. 이용자는 “얼마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난폭운전이 심하면 저런 아이디어까지 나왔느냐”며 답답함을 나타냈다.
사진 속 덮개는 지난 6월 경남교육청이 제작해 배포한 가방 안전덮개다. 지난 6월 시범 배포한 뒤 반응이 좋자 최근 5억 8,000만 원을 들여 도내 모든 초등학교에 배포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에 있는 과속단속 카메라 대수가 턱없이 적고 ▦단속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제작 요인이 됐다. 덮개 디자인은 학교 등ㆍ하교시 가방에 차량 속도제한 스티커를 붙이는 호주 초등학교들 사례를 참고했다.
사진을 본 한 네티즌은 “효과는 좋을 것 같은데, 괜히 미안하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눈에 확 들어오니 좋은 것 같다. 오죽하면 저런 걸 만들었겠느냐”고 안타까워하며 “카메라, CCTV 등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과속하는 차량을 철저히 단속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경남교육청의 안전덮개는 다른 지역 초등학교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충북 청주 서원초는 지난 9월 경남교육청의 덮개와 비슷한 모양으로 자체 제작한 안전덮개 350여 개를 재학생들에게 배포했다. 경기 광명, 남양주, 경남 창원의 일부 초등학교에서도 자체 제작한 안전덮개를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15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 안전기술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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