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 수위와 관련해 “대통령이 자신의 언어를 완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어떤 언어라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순방 최우선 과제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의 강화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강도 높은 수위로 대북 압박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아시아 순방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에선 ‘화염과 분노’ 발언 같은 선동적인 발언을 완화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선동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북한 정권”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의 결의, 대통령의 결의를 북한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심대한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시간이 없다…2~3개월 지켜본 뒤 전략 조정 검토”
맥매스터 보좌관은 3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의 목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 결의 강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개방 증진,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경제적 관행을 통한 미국의 번영 등 세 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해선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항구적인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하는 만큼 모든 나라가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분명한 사실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사태 해결의 긴급성을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어 “북한과 정권 보장과 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협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북한을 경제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대통령의 새로운 제재 전략의 시작 단계로 약간의 인내심을 갖고 적어도 몇 달은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은 이 전략을 재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3달, 몇 달은 줘야 하며 그 후에 어떤 조정이 필요한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검토”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옵션"이라면서 "트럼프 내각은 이것을 전체적인 북한 전략의 한 부분으로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을 거론한 뒤 북한 정권을 향해 "공항에서 신경작용물질을 이용해서 친형을 살해하는 족벌 정권"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그것은 분명히 테러 행위로 북한이 여태껏 해온 일들과도 일치한다"면서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검토하고 있고, 여러분은 조만간 더 많은 것을 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 뒤 9년째 재지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지난 7월 발표한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북한은 빠졌다.
“중국 더 많은 대북 제재 조치 취해야”
맥매스터 보좌관은 “중국 방문에서 대북 추가 제재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인도ㆍ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협동 노력이 진행 중”이라며 “정권의 소득원인 노예 노동자를 추방하고 유엔 제재를 회피할 목적의 불법교역 차단, 북한의 해외 대사관이 운영하는 것을 포함한 외화벌이 기업을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제재와 외교 양 방면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충분치 않기 때문에 유엔 제재 결의안을 넘어서 훨씬 많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북한 정권의 핵무장은 직접적 위협이며 이 지역 다른 나라의 핵무장으로 퍼질 경우 더욱 좋지 않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가 분명한 자신들의 국가 이익임을 인식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군사 행동 없이 북핵 해결 노력 다 할 때”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를 포착할 경우 핵무기로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의 핵개발이 진전되고 있어 시간이 고갈되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군사행동 없이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할 때”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대통령은 (핵대응) 시나리오와 관련해선 '레드라인'을 긋거나 무엇을 할지 예고하진 않지만 미국 국민들과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것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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