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린 프로야구가 다가오는 스토브리그 때문에 벌써부터 뜨겁다.
KBO는 4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FA 신청을 하고 승인 선수가 확정되면 8일부터 구단과 선수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 기간이 사라져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관심 있는 선수에게 접촉 가능하다.
올해 FA 자격을 취득한 이는 총 22명. 어느 때보다 많은 ‘대어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이미 FA 시장은 수년 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지난 겨울에는 총 703억원이 쏟아졌고, 전년도엔 역대 최대 금액 766억2,000만원이 풀렸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돈 잔치’가 펼쳐질 것이 유력하다. 벌써 몇몇 구단에서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IA가 2016년말 최형우(34)에게 KBO리그 사상 첫 100억원을 안기는 공격적인 투자로 우승까지 일궜고, 롯데도 간판 이대호(35)를 역대 가장 높은 150억원에 데려오며 성적과 흥행을 다 잡은 것을 보고 다른 구단들 역시 통 큰 베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파의 유턴도 투자 욕구를 자극한다. 김현수(29ㆍ필라델피아)는 아직 향후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2년간 입지를 다지지 못해 국내 복귀가 점쳐진다. 이미 한 지방 구단이 김현수 측과 접촉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현수가 복귀 의사를 굳힌다면 전 소속팀 두산에서도 달려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을 하고 빅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한 황재균(30)은 이미 kt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현수와 황재균은 미국에서 ‘실패’를 하고 돌아왔지만 이들은 100억원 안팎의 거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내비친 손아섭(29)은 FA 최대어로 꼽힌다. 통산 타율 0.325의 교타자 손아섭은 3할이 보장된 타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신분 요청도 들어올 정도로 주가가 상승했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32)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포수 품귀 현상에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어 2013년 겨울 75억원의 잭팟을 터뜨린 데 이어 또 한번의 ‘FA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 이끈 민병헌(30)도 상품 가치가 높다. 5년 연속 3할을 쳤고 정교함과 힘을 갖춘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35)와 이용규(32)도 두 번째 대형 계약을 노린다. KIA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김주찬(36)도 마찬가지로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SK 4번 타자 출신 정의윤(31)은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려 처음 FA 시장에 나간다. 반면 투수 쪽에서는 대어급이 안 보인다.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KIA와 1년 계약한 양현종(29)은 다시 시장에 나오는데, KIA에 잔류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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