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5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패배의 쓴 맛을 봤다. 현장에서 경기를 보던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라울 곤잘레스(40)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를 무너뜨린 팀은 토트넘(영국)이었다. 토트넘은 팀 창단 후 처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역사의 현장에 손흥민(25)은 없었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그는 벤치에서 대기했으나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홈인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H조 4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3-1로 눌렀다. 델레 알리(21)가 두 골을 잇달아 터뜨린 뒤 크리스티안 에릭센(25)이 쐐기골을 작렬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가 후반 1골을 만회해 영패를 면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진 건 2012년 10월 이후 5년 만이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3승1무(승점 10)로 2위 레알 마드리드(2승1무1패ㆍ승점 7)를 따돌리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토트넘은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에서 활용했던 3-5-2 전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원톱에 해리 케인(24), 섀도 스트라이커로 알리가 나섰다.
첫 골은 전반 27분에 나왔다. 델리 알리가 키에런 트리피어(27)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천금 같은 첫 골을 뽑아냈다. 트리피어의 위치가 오프사이드 경계에 걸쳐 약간 애매했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후반전은 완전히 토트넘의 분위기였다.
델리 알리는 후반 11분 두 번째 골을 폭발했다. 그는 역습 과정에서 상대 수비진을 침투해 페널티 지역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상대 팀 세르히오 라모스(31)를 맞고 살짝 휘어들어 갔다. 후반 20분 에릭센이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알리가 해리 케인에게 공을 넘겼고, 케인은 왼쪽으로 돌파하는 에릭센에게 패스했다. 에릭센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가볍게 밀어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5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만회 골을 뽑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무리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30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지로나와 경기에서 충격적인 1-2 패배를 기록한 뒤 토트넘전에서도 완패해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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