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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신뢰 덕분에 조선통신사를 세계기록유산 등재”

입력
2017.11.01 17:44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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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목 한국추진위 공동위원장

“민간단체 주도로 수많은 회의

의견차 있었지만 한발씩 양보

기록물 모아 기념관 건립 구상”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국추진위 공동위원장인 유종목(70)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 소식을 전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국추진위 공동위원장인 유종목(70)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3시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 소식을 전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한일 양국의 민간단체, 전문가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발씩 양보해 이뤄 낸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한국추진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수년간 동분서주한 유종목(70)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유 대표가 학수고대하던 세계기록유산 등재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달 31일 새벽이었다. 그는 “발표 당일 새벽 5시쯤 직원에게서 등재됐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른 시간이었지만 소식을 듣자마자 잠이 확 달아날 정도로 기뻤다”고 회상했다.

조선통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으킨 임진왜란으로 단절된 조선과 국교를 회복하려던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 막부의 요청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차례에 걸쳐 일본에 파견된 외교 사절단이다. 여기서 ‘통신(通信)’이란 ‘신의로 통한다’는 의미로 조선통신사 교류는 곧 우호의 상징이었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유산은 크게 외교기록, 여정기록, 문화교류기록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외교기록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에서 소장한 ‘통신사 등록’과 ‘번례집요’ 등 2건 32점, 여정기록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한 ‘신청천 해유록’,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로승구도’ 등 38건 67점, 문화교류기록은 부산박물관 소장 ‘김의신 서첩’, 국립해양박물관 소장 ‘조선통신사 시고’ 등 23건 25점 등 국내 소장 기록물 63건 124점이다. 일본 소장 기록물은 48건 209점으로 이들을 합쳐 총 111건 333점이 등재됐다.

유 대표는 “통신사 등록, 번례집요, 신청천 해유록, 사로승구도, 김의신 서첩, 조선통신사 시고 등의 등재가 기억에 남는다”며 “이들은 유네스코 등재기준에 부합하는,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문화적 가치가 있는 기록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등재는 한일 양국의 민간단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문화재단과 일본의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 등이 주축이 돼 조선통신사의 파견 횟수와 공교롭게도 같은 12차례 학술회의를 거쳤고 마침내 등재의 결실을 거뒀다.

수많은 회의를 거치며 의견 차도 있었지만 유 대표는 이를 “신뢰로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측에서 쓰시마번 초대 번주인 소 요시토시(宗義智) 초상화를 기록물에 포함시키자고 했지만 우리는 임진왜란에 출병한 전력이 있는 인사라서 반대했다”며 “결국 일본이 한발 양보했는데 이는 몇 차례 회의가 아닌 오랜 기간 쌓아 온 신뢰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번 등재가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조선통신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전시행사, 중장기적으로는 등재 과정을 담은 백서와 도록 편찬, 장기적으로는 20여곳에 흩어진 기록물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기념관 건립을 구상 중”이라며 “보다 많은 이에게 조선통신사가 가진 신뢰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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