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태교서적 ‘태교신기’저자 사주당 인연
태교문화 전파·출산율 높이기 협력키로
‘스승의 십 년 가르침이 어머니가 임신하여 열 달 기르는 것만 못하다’
‘(어머니가)기쁘며 성내는 것이 자식의 성품이 되고…듣는 것이 자식의 기운이 되며 마시며 먹는 것이 자식의 살이 된다’
태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문구는 조선 후기 사주당 이씨(1739~1821)가 저술한 ‘태교신기(胎敎新記)’에 실린 내용이다.
충북 청주시와 경기 용인시가 사주당 이씨를 인연 삼아 태교를 주제로 한 협력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승훈 청주시장과 정찬민 용인시장은 지난달 31일 청주시청에서 태교도시 조성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양 시는 태교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태교 교육에 관해 공동으로 연구할 방침이다. 나아가 올바른 태교 문화를 전파하고 출산율을 높이는 일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두 도시의 연결고리는 태교신기의 저자 사주당 이씨다. 1739년 청주에서 태어난 그는 용인으로 시집을 가 1남 3녀를 낳아 키웠다.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태교의 이념과 원리부터 임산부가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동까지 망라한 태교신기를 저술했다. 이어 그의 아들이 한글 해석을 붙여 이듬해 완성 본을 냈다.
세계 최초의 태교 서적인 태교신기는 20세기에 와서야 그 가치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청주시와 용인시는 사주당과 태교신기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최근 들어 본격화했다.
용인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태교도시를 선포하고 태교를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과 오감 태교여행, 태교숲 힐링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태교신기와 사주당 이씨를 지역 문화유산으로 육성하기 위한 학술대회와 태교 축제 등을 열고 있다. 용인시 모현면 사주당 이씨의 묘 주변에는 태교 숲길을 조성했다.
청주시는 사주당 이씨 고향인 청주시 내수읍 일원 4만 5,400㎡ 부지에 총 367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태교랜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엔 태교건강원을 비롯해 태교교육관, 영유아지원관, 세계 태교전시관 등 태교와 관련한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이번 양 도시의 협약은 먼저 태교관련 사업을 시작한 정찬민 용인시장이 이승훈 청주시장에게 “태교를 테마로 상호 교류하고 협조하자”고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김수자 시문화예술과장은 “사주당을 공통 분모로 인연을 맺은 두 도시가 태교신기에 강조된 생명존중 정신을 계승하면서 태교를 주제로 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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