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군의 최신형 전략폭격기 ‘H-6K’가 미국령 괌을 폭격하는 가상훈련을 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달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1일 미국 군사전문 매체 디팬스뉴스는 미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중국이 최근 괌 인근에 폭격기를 띄우고 괌에 대한 공습 훈련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이 참석한 언론 브리핑에서 군 관계자들은 “중국의 H-6K가 괌 근처를 드물지 않게 날았다. 중국이 괌에 대한 타격 훈련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곧 닥칠만한 분쟁의 위험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자들은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북한보다 중국의 위협이 더 걱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과 싸움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상황이 진전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던퍼드 의장도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장기적인 도전”이라며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훈련이 해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사례를 들었다. 폭격기를 띄우는 횟수를 늘리는 행위는 싸움 없이 해당 지역을 차지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하려는 의도라는 얘기이다. 군 관계자는 “중국은 확장된 영역을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해 9단선(중국이 자국 지도에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린 아홉 개의 직선)을 영토 라인이라고 선언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들은 실행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던퍼드 합참의장은 “우리는 태평양의 힘”이라며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중국의 견제는 군사적인 분야에만 머물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31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를 만나 양국간 긴밀한 협력과 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1주일 정도 앞두고 이뤄진 두 총리의 만남이 미 행정부를 겨냥한 중국의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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