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친 여권 이사들이 김장겸 MBC 사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했다. 최근 방문진 이사회가 친 여권 주도로 재편돼 빠르면 내주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될 전망이다. 두 달 가까이 파업으로 파행을 빚고 있는 MBC 방송도 곧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방문진의 친 여권 이사 5명(김경환 유기철 이완기 이진순 최강욱)은 1일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달라고 방문진 사무처에 제출했다. 방문진은 2일 정기 이사회에서 김 사장의 소명 절차나 일정 등을 논의하고 빠르면 6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해임안을 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9월4일부터 경영진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주장하며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친 여권 이사 5명은 "김 사장은 방송법과 MBC방송강령을 위반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짓밟고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해 왔다"며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어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MBC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해임 결의의 건에 지적했다. 이들은 "김 사장은 부당 전보, 부당 징계 등 노동법을 수시로 어기면서 수많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며 "김 사장은 165명에 달하는 인원을 비제작부서로 강제 전보했는가 하면, 사장 취임 이후에도 예산 0원을 배정한 유배지(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로 7명의 기자와 피디들을 부당 전보했다"고도 주장했다.
최근 옛 여권 이사 2명이 사퇴한 자리에 현 여권 추천 이사인 이진순 김경환 이사가 임명돼 친 여권 이사가 이사회 과반수를 차지한 상황이라 김 사장 해임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의 친 여권 이사는 5명, 친 야권 이사는 4명이다. 해임안이 통과되면 김 사장은 지난 1988년 방문진 설립 이후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로 해임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김 사장 해임안이 가결되면 MBC 주주총회(주총)를 통해 해임이 최종 확정된다. 방문진이 MBC 주식 70%를 소유하고 있어 주총 통과는 형식적 절차라 할 수 있다. 다만 주총 소집 권한을 지닌 김 사장이 주총 소집을 거부할 경우 법원의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 사장의 해임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방문진은 2일 정기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불신임 및 방송통신위원회에 고 이사장의 해임을 요청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고 이사장과 친 야권 이사들에 의해 수 차례 미뤄진 '2016 MBC 경영평가보고서' 채택 여부도 결의할 방침이다. 고 이사장과 친 야권 이사들은 '2016 MBC 경영평가보고서’ 중 보도ㆍ시사 부문의 공정성 내용을 문제 삼아 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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