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공영방송 장악”, “민주주의 유린”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을 찾아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1일 국회 본회의장을 찾아 내년도 예산안, 세법개정안의 국회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했다. 추경예산안 통과를 당부한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 국회 방문이었다.
연설 내내 한국당은 심각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상복 차림에 근조 리본을 달고 “민주주의 유린”, “방송장악 저지”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노트북 뒤에 붙이거나 “공영방송 장악 음모 중단”, “北 나포어선 7일간 행적 밝혀라” 등의 플래카드를 의원석 사이에 설치하는 등 시위를 이어갔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상황을 사회관계형서비스(SNS)로 중계하며 “기본적, 인간적, 정치적 예의도 없는 한국당의 처참한 실체”라고 비판했다.
35분 가량의 연설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한국당 의원들 좌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내 중진들을 찾아 먼저 손을 내밀었다. 정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등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5분 가량 본회의장을 돌아다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던 한국당 의원은 한 매체에 “대통령이 이쪽으로 올 줄 몰랐다”며 “오니까 악수를 해야지 어쩌냐”고 말하기도 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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