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 비공개 환담
야당 요구 경청… 협치 행보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과 만나 “어제 한ㆍ중관계 회복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제 시작으로 생각한다”며 “언제든지 물밑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시간을 좀 주시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대표들과 환담을 갖고 “외교는 그때그때 다 보여드릴 수 없는 속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지나면 큰 흐름이 일단락이 될 것으로 본다”며 7일 예정된 한ㆍ미 정상회담에 한반도 평화 문제의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환담 자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주선ㆍ심재철 국회부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등 여야대표 및 각 당 원내대표들이 참석했다.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동 때 불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참석해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추경시정연설 후 4개월 만에 국회에 왔는데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느낌”이라며 “오늘은 홍준표 대표님께서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고용상황만 좋아지면 경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니 오늘 제출된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살려나가면 2%대 성장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여야 대표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최저임금은 찬반을 넘어 이제 결정된 것”이라며 “상당히 큰 폭의 인상인데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또 고용감소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결과를 얻어야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상된 최저임금이 우리 사회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각 당 대표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당일에 착용했던 감색 양복을 입어 주목을 받았다. 넥타이는 취임식 때와 달랐지만 색상은 동일한 푸른색이었다. 문 대통령은 양복 상의 왼쪽 옷깃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배지를 달았다. 이날이 올림픽 개막을 꼭 100일 남긴 시점이어서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의미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취임식 당시 입었던 양복을 입고, 넥타이도 같은 색상으로 골랐다”며 “초심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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